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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인스타그램과 3D 터치의 만남


 인스타그램은 본격적인 광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많은 광고를 게재하고 있진 않고, 이전보다 광고를 늘리는 시험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드디어 이익을 내기로 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단지 인스타그램이라는 광고판이 명확한 특징이 있어야 마케터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겠죠.
 


인스타그램과 3D 터치의 만남
 
 지난 9월, 애플은 3D 터치를 탑재한 아이폰 6s를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3D 터치 시연에서 몇 가지 서드파티 앱을 소개했는데, 앱을 실행하여 사용하는 걸 보여준 앱은 인스타그램이 유일합니다. 덕분에 아이폰 6s를 구매했다면 3D 터치를 시험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실행한 소비자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3D 터치가 인스타그램의 이익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버지는 '인스타그램이 3D 터치를 광고에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 앱에서 3D 터치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미리 볼 수 있는데, 이런 활동을 광고에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개념은 간단합니다. 3D 터치의 피크(Pick)는 화면을 넘어가지 않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광고를 자세하게 보려면 별도의 페이지로 이동하고, 콘텐츠를 보려면 다시 타임라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페이스북과 다를 게 뭔가 싶지만, 페이스북은 여러 장의 사진이나 동영상, 웹 사이트 공유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이미 공유되는 탓에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는 것이 낯설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광고를 보고 페이지를 이동하는 게 자연스럽죠.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콘텐츠는 한 장의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동영상이나 긴 글도 존재하지만, 비중이 작고, 타임라인의 콘텐츠 소비는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은 채 스크롤만으로 거의 이뤄지므로 페이스북보다 광고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인스타그램이 3D 터치를 도입하려는 이유로 보입니다. 아직 인스타그램의 타임라인 콘텐츠를 3D 터치로 볼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도입한다면 콘텐츠를 보는 것과 더불어 광고 접근성도 인스타그램만의 영역으로 자리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쇼핑 기능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광고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는데, 여기에 3D 터치와 애플 페이를 통합하겠다는 겁니다. 3D 터치로 상품에 접근하고, 애플 페이로 빠르게 결제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시도는 아이폰만의 특별한 기능으로 제시하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체 시장에서 보면, '당장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까지 포함하지 못하니 광고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단정할 수도 있죠. 그러나 인스타그램이 3D 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건 플랫폼 문제와는 다른 쟁점으로 보입니다. 되레 인스타그램의 본질적인 문제를 3D 터치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접근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 건 인스타그램만이 아닙니다. 모회사인 페이스북도 그렇고, 특히 인스타그램과 비슷하게 사진을 기반으로 한 핀터레스트는 이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이 일상 사진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했다면, 핀터레스트는 서비스 초기부터 다양한 상품과 판매처를 공유한 업체입니다.
 
 그렇기에 광고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하게 했을 때 구매력이 더 강한 쪽을 고르라면 단연 핀터레스트라는 겁니다. 인스타그램은 핀터레스트라는 직접적인 비교 대상을 두고, 자사 광고가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광고주에 증명해야 하죠.
 
 단순하게 광고를 보여주는 게 전부라면 굳이 3D 터치에 관심을 둘 이유는 없습니다. 반대로 3D 터치로 이용자들이 광고를 쉽게 소비할 수 있게 한다면 광고주에 핀터레스트와 다른 점을 확실히 전달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마케터들이 3D 터치를 활용한 광고에 관심을 두게 할 수 있으니 인스타그램 광고를 재고할 가능성을 만듭니다.
 
 이를 토대로 많은 광고를 수주할 수 있다면 플랫폼에 제한이 걸리더라도 해볼 만한 시도인 셈입니다. 3D 터치의 유용함을 떠나서 막 광고를 시작한 인스타그램에 특징을 하나 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분석가 켄 세나(Ken Sena)는 '올해 4분기 인스타그램의 매출은 페이스북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3억 달러 수준으로 매우 높은 금액이지만, 1인당 매출로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매우 낮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이용자 1인당 가치를 끌어올리고, 페이스북과 견줄 수 있도록 하려면 많은 광고 유치와 광고 효율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3D 터치는 이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뿐 아니라 마케터들의 새로운 시도를 부추길 수 있기에 괜찮은 선택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물론 전체 플랫폼에서 생각하면 3D 터치가 없는 스마트폰에서 상기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지켜봐야겠지만, 3D 터치로 한걸음 떼었다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