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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노티파이'는 RSS의 진화형


 2013년, 구글이 RSS 서비스인 '구글 리더(Google Reader)'를 종료했을 때 많은 이용자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피드 서비스가 여럿 등장했고, 스마트폰이 가장 개인화한 기기라는 점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지만, 대부분 구글 리더를 통해서 정보를 읽은 탓에 구글 리더의 종료는 다른 피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까지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노티파이'는 RSS의 진화형
 
 구글 리더의 종료로 대안이 된 게 또 다른 RSS 서비스인 '피들리(Feedly)'와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였습니다. 피들리는 여타 피드 서비스와 연동할 방법으로서 대안이 되었다면, 트위터는 팔로우가 일종의 구독 역할을 하고, 타임라인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기에 별도의 피드 계정을 만들면 RSS 구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RSS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거였죠.
 
 


 하지만 트위터가 RSS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건 실험에 가까웠습니다. 타임라인에서 원하는 정보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매체가 꼭 맞춤형 뉴스를 전달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많은 정보를 소셜 미디어만으로 소화하기에는 맞춤화한 알림이나 정보를 정리하는 면에서 많이 부족했으니까요.
 
 그건 뉴스피드를 정비한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7월,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의 62%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47%가 페이스북, 트위터 이용자가 52% 수준이었고, 페이스북 이용자의 31%, 트위터 이용자의 59%가 속보 뉴스를 주로 해당 서비스에서 습득하는 거로 조사되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많이 소비하는 건 분명하죠. 그러나 직접 정보를 찾아서 소비하는 것보다 뉴스 피드에 나열된 여러 정보를 습득하는 수준이며,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로는 소셜 미디어로 습득한 뉴스에 이용자가 참여하는 비율이 30% 아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이용자의 43%가 페이스북으로 좋아요를 누른다고 응답했으나 그것이 실제 뉴스를 구독하거나 읽은 후 반응한 것인지까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고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가 RSS를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알림을 개인화하고, 원하는 정보를 구독하는 면에서는 기존 RSS 이용자를 만족하게 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플립보드 등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RSS의 부족함을 채워주기도 하면서 소셜 미디어는 그저 무분별한 정보를 모아둔 창고 같은 존재였죠.
 
 그래서 트위터는 뉴스피드에 속보성 기사를, 특정 시간과 장소의 콘텐츠를 모아서 볼 수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인 '프로젝트 라이트닝(Project Lightning)', 페이스북은 매체들이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앱에 뉴스를 발행할 수 있는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s)' 등 타임라인이나 뉴스피드와는 다른 전달 방법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또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페이스북은 뉴스 알림 앱인 '노티파이(Notify)'를 출시했습니다. 노티파이는 오직 알림만을 위한 앱으로 블룸버그, CNN 등 언론 매체부터 복스미디어 산하의 더버지, 폴리곤, 그리고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 등 신흥 미디어나 게티 이미지, 그루폰처럼 특별한 채널의 새 소식을 알림 받을 수 있습니다.
 
 알림 받은 콘텐츠는 잠금 화면에서 바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심 있는 콘텐츠라면 저장하여 다시 꺼내볼 수 있습니다. 기능은 이게 전부입니다. 어떻게 보면 큐레이션 서비스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미 주요 뉴스를 전달하는 인스턴트 아티클이 있고, 노티파이는 뉴스피드와 인스턴트 아티클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필자는 그 중간 지점에서 RSS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RSS와 비교하기에 노티파이는 아주 제한적입니다. 일단 제휴한 제공자의 콘텐츠만 알림을 받을 수 있으며, RSS를 기반으로 한 다른 서비스처럼 별도의 뷰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꼭 해당 콘텐츠 제공자의 웹 사이트에 접속해야만 합니다. 애초에 RSS의 목적이 RSS 기반으로 발행한 콘텐츠를 여러 리더 서비스에서 구독하려는 것이었기에 확장성에서 노티파이는 RSS의 비교 상태가 되지 못합니다.
 
 다만 RSS의 본래 목적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매체로서는 RSS 리더가 그리 좋은 방식은 아닙니다. 페이지 유입이 낮아지고, 그 탓으로 광고 수익에 영향을 끼치므로 페이지에 직접 유입되도록 RSS 지원에 제한을 거는 매체도 많아서 RSS의 역할을 온전히 활용하긴 어려워졌죠. 특히 개인화 알림에 적합한 모바일 환경과 궁합이 좋으면서도 리더 앱을 거쳐서 다시 웹 페이지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그리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노티파이는 확장성은 부족하지만 설정한 매체의 알림에 잠금 화면에서 곧장 콘텐츠 페이지로 넘어가면서 사용자 경험과 매체의 수익을 함께 보장합니다. 비슷한 알림 서비스가 이미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건 알림을 일종의 RSS와 비슷한 콘텐츠 박스로 사용하면서 그루폰의 할인 정보나 지역 기반의 날씨, 부동산 정보, 빌보드 차트나 새로 발매된 곡 등 훨씬 개인화한 정보를 포함했다는 겁니다.
 
 기존 RSS는 웹의 콘텐츠를 긁어모으는 것에 특화한 기능입니다. 그래서 웹 콘텐츠를 개인화할 수는 있었지만, 정보를 직접 배포하는 형태는 아니었기에 세부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좀 더 세부적이고, 속보성의 정보를 더 빠르게 습득하려는 사람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게 되었죠. 신간 발표나 갑작스러운 날씨 정보 등은 소셜 미디어 쪽이 훨씬 빠르면서 다른 뉴스까지 함께 접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보는 비중도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정보를 거를 장치가 없었다는 거고, 그건 RSS가 소셜 미디어보다 우수했던 점입니다.
 
 하지만 노티파이는 전달받을 정보를 거를 수 있으면서 RSS보다 좀 더 세부적인 개인화 정보를 알림 받을 수 있습니다. 똑같은 웹 콘텐츠지만, 쇼핑이나 지역 정보처럼 모바일 접근성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노티파이가 RSS를 대체하리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RSS가 PC 웹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부족했던 점을 노티파이가 잘 해석하고 있습니다. 큐레이션이 아닌 RSS처럼 개인화한 업데이트를 모바일에 맞게 구성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RSS의 진화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거죠.
 


 많은 양의 블로그나 콘텐츠를 접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RSS를 선호하겠지만, 주요 소식이나 세부적인 정보, 큐레이션에서 부족함을 느꼈던 부분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노티파이는 괜찮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콘텐츠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덤이죠.
 
 뉴스피드를 훑거나 리더 앱에서 한 번 더 페이지를 거쳐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보다 매력적인 건 분명합니다. 이건 실제 필자가 주말 동안 노티파이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부분입니다. 이런 매력을 강화하려면 더 많은 매체의 추가와 지역 정보, 혹은 RSS처럼 직접 매체를 등록할 방안이 필요하겠지만, 하나의 앱으로 스마트폰을 개인화할 수 있게 한 건 매우 좋은 접근이므로 큰 걸림돌은 아닐 겁니다.
 
 현재 노티파이는 iOS 버전만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지역에서 앱을 내려받을 수는 없는데, 이는 페이스북이 출시하는 여타 앱들처럼 실험적인 의미가 강한 탓으로 보입니다. 단지 노티파이의 강점을 생각하면 중요한 앱으로 금방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