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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iAD로 돈 벌기를 포기하다


 2010년, 애플은 iAD라는 광고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업체, 그리고 가장 풍부한 앱 생태계를 보유한 애플이 직접 앱에 게재할 수 있는 광고 모델을 제시하는 건 이익을 바라는 여러 개발자를 설레게 했죠.
 


애플, iAD로 돈 벌기를 포기하다
 
 초기 iAD의 성적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도 없었지만, 나쁜 것도 아니었습니다. 분명 높은 이익을 내는 개발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광고가 애플의 핵심 사업도 아니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경쟁 업체의 광고 사업이 성장하면서 적절한 단가에 충분한 이익을 애플이 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애플인사이더는 버즈피드의 보도를 인용하여 '애플이 iAD 광고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로는 애플이 iAD 영업 부서를 축소하여 해체하고, 대신 앱 퍼블리셔가 직접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존에는 애플이 중간에 개입하여 게재할 광고를 제작하거나 검수하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졌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역할을 축소하게 되면 매출의 100%를 퍼블리셔가 가져갈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애플이 새로운 iAD 플랫폼에서 이익을 얻지 못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의 개입이 줄어들면 전체 iOS 플랫폼 내 광고 사업은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에는 광고를 시작하려면 최소 1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습니다. 소규모나 단기간 광고를 진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죠. 또한, 애플은 자사 고객 정보를 광고주에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광고주들은 맞춤 광고로 이익을 얻을 기회가 줄었기에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광고만 iAD의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단지 애플이 광고 제작이나 게재에도 마치 앱스토어의 앱을 관리하는 것처럼 관여했기에 제공하는 광고 폭이 좁아서 퍼블리셔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제약이 사라지면 광고주도 늘어날 테고, 자연스럽게 퍼블리셔의 이익은 늘어나리라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100% 이익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죠.
 
 


 이는 iAD의 실패로도 볼 수 있습니다. 뚜렷한 성장을 보이지 않았고, 경쟁사들과 비교해서도 광고주를 만족하게 할 차별점이 없었던 탓에 앱 광고 플랫폼은 유지해야 하니 이익만 포기한 것으로 말입니다. 6년 동안 사업에 진전이 없었다면 적절한 시기에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다만 이익을 포기했다고 해서 광고 사업을 방관한다는 거로 보기 어렵다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지난해 애플은 iOS 9에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러고는 자사의 개인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는 뉴스 앱에 iAD 광고를 추가하여 이익을 낼 수 있게 했습니다. 꼭 iAD일 필요는 없고, 직접 광고를 판매한다면 퍼블리셔는 매출의 100%를 가질 수 있습니다. 즉, iAD를 중단하는 계획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iAD가 빠지게 됩니다. 앱 퍼블리셔 뿐만 아니라 뉴스 앱에 뉴스를 발행하는 퍼블리셔들도 iAD를 배제한 직접 광고만 할 수 있게 되는데, 광고의 폭이 넓어진다면 기존 iAD보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을 테고, 퍼블리셔들도 다시 iOS 플랫폼 내 광고를 기대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광고 차단 기능으로 웹 광고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퍼블리셔들은 다른 방안에 좀 더 힘을 주어야 합니다. 이미 뉴스 앱이라는 존재가 있고, 퍼블리셔들이 광고 이익 확대를 위해 뉴스 앱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은 커집니다.
 
 더군다나 애플은 iAD에 개입하지 않기도 했지만, 뉴스 앱에 게재하는 콘텐츠에는 관여하고 있죠. 광고 차단 기능과 iAD 개편으로 광고 시장 균형을 다시 잡으면서 되레 광고 이익을 노려야하는 퍼블리셔의 콘텐츠에 더 깊게 개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앱에는 마찬가지로 많은 참견을 하고 있죠.
 
 본래 iAD는 애플이 지닌 모바일 앱 시장 지위를 수단으로 광고주를 끌어모아서 자사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인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iAD의 이익을 포기하는 걸 수단으로 더 많은 퍼블리셔를 끌어들이는 게 목적으로 바뀌는 단계인 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광고 차단 기능이 감초 역할입니다.
 
 달리 말하면 시장 지위만 기반이었던 iAD와 다르게 애플이 광고 사업을 통한 차별점을 찾으려는 시도인 셈입니다. 적어도 경쟁사 견제에는 효과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더 애플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애플은 자신들이 구글과 다르게 고객 정보로 이익을 내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iAD도 고객 정보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광고 사업이라는 걸 하는 자체가 애플이 강조하는 점을 곱게만 볼 수 없게 했죠.
 
 그 탓으로 광고 사업에 대한 눈총뿐만 아니라 광고주들이 원하는 맞춤형 광고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를 이어왔습니다. iAD의 모든 권한이 퍼블리셔에 돌아간다면 이익을 내려는 퍼블리셔는 맞춤형 광고를 시도할 수 있고, 이를 애플이 관여하진 않으니 광고와 연관한 개인 정보 비판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광고주의 불만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나은 방안이죠.
 
 소식으로는 애플이 새로운 광고 정책을 빠르면 다음 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화할 iOS의 광고 환경이 광고주나 퍼블리셔, 그리고 경쟁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