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웹 사이트 중에 원하는 곳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계속 변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오랫동안 존재한 건 검색과 정보를 추려서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입니다. 다양한 주제에 접근하기에는 그만한 것이 없었죠.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등장으로 동향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새로운 웹 브라우저를 준비하는 이유
초기 소셜 미디어는 야후나 AOL 등 업체의 경쟁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경쟁보다는 새로운 서비스 영역이었기에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여겨졌죠. 그러나 소셜 미디어로 연결된 이용자들 간 정보 전달이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와 겹쳐지고,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던 퍼블리셔들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게 되면서 이용자가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포털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넥스트웹은 '페이스북이 앱에서 떠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웹 브라우저를 시험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현재는 모바일 페이스북 앱에서 공유된 링크로 접근하면, 해당 링크된 웹 페이지만 나타나는 형태였습니다.
접속한 웹 페이지의 다른 하이퍼링크 요소를 통해서 다른 웹 페이지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웹 브라우징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제공하는 기능은 접속한 링크의 주소를 복사하는 것과 링크를 공유하는 게 전부이고, 가장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뒤로 가는 기능조차 없습니다.
페이스북이 새로 준비 중인 웹 브라우저는 앱에 탑재하는 인앱 브라우저이고, 뒤로 가기와 앞으로 가기 버튼을 포함하고 있으며, 북마크 기능과 해당 웹 페이지가 페이스북에서 얼마나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주소창이 추가되었고, 다른 부가적인 기능이 들어있는 메뉴 버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는 기존 좋지 않았던 브라우징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반길만한 부분입니다. 단지 페이스북에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것이 앱 내 브라우징 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외 콘텐츠에 접근할 가능성이 커지고, 고로 타임라인의 광고를 노출할 기회가 줄어드는 겁니다.
외부 콘텐츠로의 접근은 줄이는 방향이 페이스북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고, 동영상 부문만 하더라도 유튜브와의 경쟁에서 외부 페이지로 넘어가느냐, 자동으로 재생하느냐에 차이점을 두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렇다면 페이스북이 새로운 웹 브라우저를 준비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사실 수년 동안 인터넷과 웹을 이용해온 지역에서는 페이스북이 웹 환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네이버라는 강력한 위치에 존재하는 포털 사이트가 웹 이용자 대부분을 정보와 연결하고 있고, 검색 시장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일종의 다른 돌파구나 채널처럼 인지되는 거죠.
그러나 모든 지역이 그런 건 아닙니다. 좀 더 쉽게 생각하면 네이버는 국내에서 인터넷 그 자체이거나 비슷한 것, 혹은 하나의 기술로 해석되는 일도 많습니다.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는 건데, 덕분에 웹 브라우저를 실행했을 때 네이버가 홈 화면으로 나타나는 게 익숙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실행하라는 주문에 네이버 앱을 실행하거나 스마트폰의 기본 브라우저 앱을 네이버로 설정해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네이버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홈 화면은 점점 차순위로 밀려났을 겁니다.
이제 막 인터넷을 도입하고, 웹 환경을 구축하는 지역은 네이버처럼 막강한 지위에 놓은 서비스가 없거나 외국 서비스들이 진출하여 그런 지위를 찾고자 하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 초기 웹 시장에서 여러 검색엔진이 경쟁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는데, 페이스북도 그런 경쟁 속에 있는 업체 중 하나이고, 페이스북으로 쉽게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서 웹 브라우징에 페이스북이 홈 화면으로 올라가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나라의 네이버와 비교한다면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실행하라는 주문에 페이스북 앱을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하지만 위에서 지적했듯이 현재 페이스북 앱의 브라우징 환경은 매우 빈약합니다. 과도기 상태의 시장에서 이런 부분이 발목을 잡아 시장 지위를 빼앗기는 건 단기간 광고비가 줄어들 여지가 있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구글이 자사 앱에 어떤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가 고려한다면 페이스북 앱도 좀 더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존재가 되어야 하고, 얼마나 많은 과도기 상태의 시장을 가져오느냐에 따라서 장기적인 성장세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앞선 페이스북의 검색 시장 진출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페이스북은 과거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초기부터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는 데에 페이스북을 이용한 이용자라면 '굳이 그런 게시물을 검색해야 하나?' 싶겠지만, 정보가 누적된 상태의 페이스북을 먼저 접한 이용자라면 뉴스나 제품 리뷰, 동영상 검색에 페이스북을 이용할 빈도가 높을 것입니다. 우리가 구글 대신 네이버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페이스북은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본격적으로 검색 시장에 대응하기로 한 거죠. 페이스북 앱 안의 웹 브라우저를 개선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장 확대가 이유입니다.
해당 웹 브라우저는 2달 정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몇 개월 안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기존 이용자들로서는 불편했던 브라우징 환경이 개선된다는 점에서 반길만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앱에 웹을 통합해가는 과정도 아주 흥미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과도기 상태의 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시장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방향이고, 정보에 접근하는 방법이 기존 소셜 미디어 동향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새 웹 브라우저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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