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위기라는 말이야 익히 들은 것이지만, 어쨌든 미국 내 트래픽 강자입니다. 성장을 못 할 뿐이었고, 2012년에 취임한 마리사 메이어 CEO는 야후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죠. 그리고 가장 주력한 사업이 '매거진'입니다.
 


야후, 매거진에서 손 떼는 건 3년의 손실
 
 야후는 포털 사이트이고,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의 매거진을 떠올리면 간단합니다. 특정한 주제와 관련한 콘텐츠를 모아서 제공하는 것인데, 다른 점이 있었다면 카테고리마다 전문가를 직접 영입하여 일종의 언론사 역할을 하면서, 고급 콘텐츠만 지향했다는 겁니다.
 
 


 야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푸드, 건강, 여행, 육아 등 몇 개 디지털 매거진 카테고리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뉴스, 스포츠, 금융, 라이프스타일의 4가지 성공적인 카테고리에 집중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야후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알렸고, 매거진 사업에서 물러나는 건 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또한, 핵심 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 메이어는 '뚜렷한 결론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도의 얘긴 하지 않겠지만, 야후의 포지셔닝을 활용하여 최상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는 매각하는 쪽보다 몇 가지 제품을 향상하여 재도약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야후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AOL이 버라이즌에 인수되었고, 버라이즌은 야수의 지분을 매수하는 방향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거진 부문이 버라이즌을 유혹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매거진 부문을 축소하기로 했다면 매각 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야후가 특정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건 여타 위기의 회사들이 시도했던 방향과 일치하고, 회생하는 계획으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매거진 사업 자체도 본래 야후의 집중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메이어는 2012년 취임 후 야후는 야후 딜스, 야후 키즈, 구 버전 야후 메일 등 총 6개의 서비스를 중단합니다. 중구난방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집중할 수 있는 서비스들로 사업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목적이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야후가 집중하기 시작한 게 바로 미디어 사업이고, 미디어 사업의 핵심으로 띄운 게 매거진입니다. 이런 시도는 꽤 빠른 효과를 봤는데, 한동안 '구글을 제치고, 6개월 동안 가장 많은 유입을 기록한 웹 사이트'가 되기도 했죠.
 
 이런 성과를 촉진하고자 야후는 2014년에 기술, 푸드 등 섹션을 신설하고, 뉴욕타임스의 기술 칼럼니스트 데이빗 포그(David Pogue),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바비 브라운(Bobbi Brown)을 영입하는 등 매거진 규모를 빠르게 확장했습니다. 사실상 야후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 된 것입니다.
 
 그러고는 야후가 2015년 계획으로 내세운 게 광고입니다. 매거진을 충분히 확장했으니 이제 광고 모델을 제시하여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겠다는 포부였습니다. 자사 첫 모바일 개발자 컨퍼런스(MDC) 개최하기도 했고, '야후 모바일 개발자 스위트(Yahoo Mobile Developer Suite)'를 출시하면서 콘텐츠 사업과의 연결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지점에서 매거진 사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약 3년 동안 착실하게 쌓아온 것으로 보이는 불필요한 사업 제거, 콘텐츠 사업 시작과 확장, 그리고 여기에 광고 사업을 강화하여 이익을 내려는 모든 계획을 다시 3년 전 갈피를 잡지 못한 야후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은 결정입니다.
 
 물론 매거진 사업으로 야후가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한 탓에 오랜 시간 메이어를 믿었던 투자자들은 인내에 한계를 느꼈고, 메이어가 CEO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기에 쇄신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매거진 사업 자체가 쇄신에 목적을 두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상당히 안쓰러운 상황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콘텐츠 사업을 종료한다는 건 아닙니다. 몇 가지 인기가 없는 카테고리만 쳐내겠다는 건데, 사실 허핑턴포스트를 내세운 AOL,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디어 매체로 떠오른 버즈피드, 폭발적인 성장으로 거대한 미디어 그룹이 된 복스 미디어 등 신생 미디어 업체들이 경쟁자가 되면서 사업을 재고해야 한다는 판단이 이번 발표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다만, 어떤 이유든 야후가 본래 추진하고자 했던 것에서 멀어진 건 분명합니다. 다르게 보면 3년간 진행한 사업이 기존에 핵심 사업이었던 것보다 못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터라 앞으로 야후가 선보일 제품에 대한 의심은 더 깊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야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를 금융 페이지에서 생방송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해당 생방송에서 투자자나 기자들은 질문할 수 있고, 워런 버핏의 답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의 특성을 주총에 반영하여 일종의 소통 창구로 만들겠다는 건데, 금융 부문에 집중하는 방향 중 하나입니다.
 
 과연 야후의 시도가 3년 동안 큰 성과 없이 보내버린 매거진 서비스를 잊게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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