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로 결제한다는 게 특별한 건 아닙니다. 국내에도 결제 기능을 추가한 메신저가 있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메신저 결제는 흔하죠. 오히려 메신저의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강자이지만, 결제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죠.
 


페이스북 메신저로 결제한다는 것
 
 사실 페이스북이 결제 시장에 늦게 진입한 건 아닙니다. 문은 계속 두드렸습니다. 다만 페이스북 기반의 결제 실험은 매번 실패했고, 페이스북이 원하던 소셜 기능을 포함한 결제는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메신저에 주목하기로 한 건 처음입니다. 새로운 실험이니 후발주자라고 하더라도 무방하죠.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페이스북이 메신저에 결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온라인 결제는 현재도 가능한데, 실험 중인 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결제하는 것입니다. 이는 애플의 애플 페이나 삼성의 삼성 페이와 경쟁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신저 앱의 코드에서 '직접 결제', '현금이 필요하지 않음' 등 매장의 POS에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발견했습니다. 대신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 확인하진 못했는데, 다른 결제 서비스와 비슷하게 NFC나 바코드 결제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내달 12~13일 페이스북의 개발자 행사인 F8 컨퍼런스가 예정되었기에 정확한 정보는 행사에서 밝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해 F8에서 페이스북 앱이 아닌 메신저 앱을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혔던 페이스북입니다. 거기에 포함했던 게 '비즈니스 온 메신저(Businesses on Messenger)'였죠. 전자상거래 웹 사이트와 연동하여 사업자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페이스북 메신저에 포함한 겁니다. 그리고 서드파티 업체들이 메신저 앱과 연동한 앱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했습니다.
 
 그 부분을 오프라인으로 빼내겠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 O2O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비슷한 맥락으로 페이스북의 의도를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단지 메신저에 결제 기능을 추가했다는 것보다 왜 메신저에 추가한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내세운다고 했으니 그렇겠지.' 싶지만, 페이스북 앱에 포함하는 것도 이상하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비즈니스 온 메신저는 고객 지원을 채팅으로 진행하게 했기에 메신저에 포함하는 게 더 적합했죠.
 
 굳이 표현하면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개인의 지갑과 비슷한 포지셔닝에 놓을 생각입니다. 결제 기능을 추가해서 지갑이라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 계정을 활용하지만, 개인적인 부분은 메신저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겁니다.
 
 상기했듯이 페이스북은 본래 결제 기능을 페이스북 앱 안에 포함했습니다. 그리고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페이스북에 입점하고, 이용자들이 상품을 공유하면서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 되길 바란 것입니다. 당시에 페이스북은 공개 대상을 지정하는 것만으로 페이스북을 구분하고, 페이스북 프로필을 개인화하고자 했습니다. 트위터와 완전히 공개된 장소라면, 페이스북은 나뉜 거였죠. 하지만 페이스북 결제 실험에 실패했고, 그러면서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개편합니다. 트위터처럼 열어젖힌 겁니다.

 완전히 공개된 장에서는 전자상거래업체에 딱히 결제 기능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직관적인 결제 기능이 없더라도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상품 광고가 가능했고, 광고는 공유되어 제품 구매로 이어지게 했으니 말입니다. 곧바로 결제할 수 없다고 해서 구매 유도에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게 돼버린 것입니다.
 
 그런 페이스북은 작년부터 메신저를 페이스북에서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 이용자도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 계정이 없더라도 메신저를 쓸 수 있게 했으며, 이제는 이런저런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송금이나 우버 호출 등, 그리고 이번에는 오프라인 결제입니다.
 
 개인화한 기능이 페이스북에서 활발하던 때에는 페이스북이 앱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페이스북에 포함한 서드파티 앱을 쓰게 하고, 이를 공유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실패했던 결제 실험과 비슷한 거였죠. 앱 기능은 지금도 있지만, 이전처럼 페이스북의 핵심 사업은 아닙니다. 단지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페이스북과 떨어져서 개인적인 기능을 활용하게 하는 공간으로 메신저가 변화하고 있다는 게 골자입니다.
 
 메신저라는 서비스가 원래 개인적인 서비스이지만, 페이스북 메신저는 페이스북과 연동한 상태였기에 과거에는 뉴스피드의 위성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비즈니스 온 메신저부터 이번에 확인한 오프라인 결제까지 놓고 본다면 페이스북이 메신저를 페이스북에서 떨어뜨려 놓은 이유를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개인화한 기능을 메신저로 옮기고 있는 거죠.
 
 


 이번에 확인된 기능은 오프라인 결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비밀 대화' 기능도 포착했는데, 그건 여타 메신저의 기능을 뒤늦게 추가하는 순서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는 다르다는 걸 강조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신저가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 멀어질수록 메신저의 활용 능력에 따라서 페이스북 메신저의 개인화도 가속하겠죠. 그 점이 공개된 모금함이 아닌 개인의 지갑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이제 자세한 건 내달 F8을 두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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