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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은 SNS 기업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SNS기업입니다. 그러나 제목은 'SNS기업이 아니다'라고 뽑았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우리는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을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 기업이지만, SNS 기업이 아니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페이스북은 SNS 기업이 아니다


 

 얼마전, '페이스북은 기술기업'이라는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좀 포커스를 바꿔서 페이스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페이스북은 멋진 플랫폼입니다. 그렇다면 플랫폼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SNS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SNS 기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페이스북이 크게 쏘아올린 것이 없기 때문에 그냥 단순한 SNS기업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페이스북과 SNS




 페이스북은 SNS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그래서 SNS를 떼놓을 수 없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이 어떤 다른 기능을 내놓든 스마트폰을 내놓든 SNS로 시작했던 것은 변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 다닐 것입니다.

 구글은 검색으로 시작한 기업입니다. 덕분에 어떤 서비스를 내놓건 항상 중심은 검색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검색 업체입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검색만 제공하는 업체들과는 규모에서 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그건 가치나 자본력과는 무관한 구글이라는 것에 의거한 것이죠.


 만약 페이스북이 핀터레스트나 포스퀘어를 인수하는 것은 상상 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핀터레스트나 포스퀘어가 페이스북을 인수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가치나 자본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인수라고 하면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먹는 것인데, 자본력으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사업의 규모를 가지고 저울질하기 때문입니다.


 핀터레스트나 포스퀘어는 이미 유명한 SNS이며, 뜨고 있는 서비스이지만 이들이 힘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페이스북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핀이나 장소 공유도 있지만 이런 리핀과 장소를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해버리고, '좋아요'를 받아냅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들 SNS는 페이스북의 주위를 도는 위성같은 존재 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만큼 서비스의 판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페이스북에서 작동하는 포스퀘어의 웹앱은 이해되지만, 핀터레스트가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열고 페이스북앱을 출시한다는게 이해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서비스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고, 페이스북은 예전부터 플랫폼으로의 성장이라는 과제를 멀리서부터 보고 사업을 진행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특성이 다른 것일까요? 페이스북은 정보를 생산함과 동시에 전달하는 역할도 이뤄냅니다. 그리고 정보를 피드할 수 있는 역할까지 같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쌍방으로 정보를 생산하여 전달하기도 하면서 일방적인 정보 소식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어느 쪽이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건 페이스북의 친구나 페이지 뿐 아니라 좋아요나 페이스북 쉐어가 달린 타 SNS나 게임, 뉴스, 날씨, 주식, 음악 서비스 등 모든 웹/앱서비스를 전부 아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는 철저히 '사진/이미지'라는 주제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모든 밸런스가 골고루 배치된 밸런스형 캐릭터라면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는 한가지 스탯만 올린 올인캐릭터 입니다. 그래서 사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들이 페이스북보다도 뛰어납니다. 하지만 방어력이 극도로 약하면 한타에 죽을 수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라는 방패를 하나 마련해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굳이 페이스북과 연동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건 페이스북이 9억명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이 한낱 유행이라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핀터레스트가 떴을 때 페이스북은 무너져야 정상입니다. 핀터레스트 뿐 아니라 온갖 인기있다는 SNS들이 쏟아졌으니 땅따먹기를 하면 무너지진 않더라도 적어도 페이스북의 트래픽이 줄어들어야 정상입니다. 페이스북에 싸이월드가 무너졌던 것 처럼 말이죠. 그러나 오히려 핀터레스트에 걸린 핀이 돌아서 페이스북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페이스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연결의 매개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든 정보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핀터레스트나 포스퀘어도 반쯤 다리걸친 서비스로 페이스북 영역 안에 존재합니다.

 그때문에 과거에는 꼭 필요한 피드 서비스가 '구글리더'였었다면, 지금은 '페이스북'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구글리더를 통해 저널을 피드한다면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엔터테인먼트를 피드하는 것이죠. 그만큼 페이스북을 통해 생산되고 유통되는 정보의 범위와 주제가 넓고 그걸 뉴스피드를 통해 보여주면서 철저히 네트워크 플랫폼 역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그런 특성때문에 '연결'을 통한 다양한 확장성을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똑같은 SNS지만 페이스북이 타 SNS와 다른 이유입니다.




플랫폼




 검색 서비스를 생각해봅시다. 만약에 핀터레스트가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지라는 한정적인 제약이 존재합니다. 페이스북이 검색 서비스를 한다면 소셜 기반의 정보를 이용한 검색 서비스를 해낼 수 있는데, 이미지 뿐만아니라 웹문서나 동영상, 위치 등 다양한 검색 결과를 내놓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연결'이라는 부분만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하더라도 이 연결을 포함하여 내놓을 수 있습니다. 애플이 iOS라는 플랫폼을 통해 아이메세지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만약 iOS 사용자가 적었다면 아이메세지는 쓰지도 않았을테고, 왓츠앱만 더 인기를 얻었을 겁니다. 만약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내놓고 기본 메세지에 페이스북 메세지를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애초 피쳐폰에서부터 서비스했던 페이스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천지에 페이스북 메신저를 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서비스적으로 부족하지만....)


 만약 페이스북이 구글과 같은 광고플랫폼을 내놓는다고 합시다. 구글같은 광고창에 '좋아요'를 달아버릴 수 있습니다. 혹은 광고를 통해 들어간 페이지에 좋아요가 보일지 모릅니다. 이 좋아요를 타고 공유되기 시작합니다. 광고의 파급력 자체가 달라집니다. 물론 구글의 광고플랫폼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저걸로 깨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연결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보여주는 가설입니다. 구글이 구글플러스를 내놓고 크롬과 연결해서 계속 '플러스(+1)'를 유도하는 이유입니다. 페이스북에게 좋아요를 넘기기 시작하면 일정 수준의 정보 트래픽에 도달했을 때 페이스북에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투브의 트래픽이 검색이 아닌 페이스북의 공유를 통한 트랙픽이 더 높다면 구글 입장에서도 씁쓸한 일이 될 뿐 아니라 페이스북 자체 동영상 서비스로 유투브를 날리겠다며 덤벼들지도 모릅니다.


 또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를 이용하면 앱과의 연동도 더 효율적이여집니다. 캘린더를 피드 받고, 뉴스나 날씨를 피드 받는 등 원하는 정보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로 모두 받을 수 있는데, 네이버가 하고 있는 '네이버 미'보다도 깔끔하고 공유라는 면에 있어서도 더 매력적인 서비스입니다. 뉴스피드의 푸시를 이용해 TO-DO 앱이나 다이어리 앱등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혹은 여수 박람회 앱이 캘린더와 연동되어 여수 박람회의 일정을 뉴스피드로 날짜별로 보여주고, 내 일정과 대조해주는 그런 서비스를 구상하는 것도 가능해지죠. 서비스는 앱센터를 통해 유통시키게 됩니다.


 페이스북의 플랫폼으로써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위에 것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이런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저런저런 것도 할 수 있다고 하루종일이라도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무서운 점이라고도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판을 크게 키워놓았기 때문에 가치를 어느 수준에 둬야할지 알 수 없고 크기만 크고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판이 갈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넘친다는 것만으로도 단순한 SNS기업으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웹 3.0과 구글




 페이스북 스마트폰과 관련한 포스팅에 릿찡님께서 '웹 그 자체가 운영체제를 차지하려는 전쟁의 서막일지도 모르겠군요.'라고 덧글을 달아주셨는데, 그 말 그대로 정답입니다. 정답이라고 확신 할 수 있는 것은 구글이 그렇게하고 있기 때문이고, 페이스북이 그걸 따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둘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같다는 것인데 모든 해답이 '웹'에 있습니다.


 우리가 간과해선 안되는 것이 'WWW'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HTML이라는 언어로 표현 된 프로세스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의미 자체를 완전히 흐리는 것이지만, 기능만 동일하게 기동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거나 저거나 똑같습니다. 단지, 구현할 수 있는가 없는가인데 웹을 기반으로 구현화 된 OS가 나올 수 있고, 크롬이 웹의 OS화를 보여줬습니다. 웹자체가 OS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건 웹3.0 시대를 맞이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웹에 모듈로 달려나오는 웹 어플리케이션의 수는 늘어났고, 이를 통한 서비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웹에서 클라우드 서버의 활용과 그래픽 가속 이루어지면서 웹게임이나 구글의 도구문서 같은 예전에는 웹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가능해졌습니다. 언리얼엔진으로 웹게임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건 클라우드 서버의 발전과 그래픽의 발전, 통신 속도의 발전만 따라주면 웹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웹만을 탑재한 디바이스를 제공하면 굳이 윈도우니 맥이니 운영체제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건 죄다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전문적이거나 고사양의 게임을 즐기는 등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기존의 OS가 살아남게지만, 단순한 웹서핑이나 엔터테이먼트만을 즐기는 시장에서는 넷북에 윈도우를 집어넣는 것보단 경쟁력있고 라이트 시장에서는 웹이 파이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판을 서서히 키우고 있는 것이 구글입니다. 웹3.0이라는 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진 않았지만, 구글은 그것을 새로운 웹과 컴퓨팅 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것 처럼 플랫폼의 확장성이 다양한 페이스북도 구글과 더불어 웹의 OS화가 가능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구글과 웹 플랫폼에서 부딪힐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못해도 견제구를 날려줄 수는 있는 기업니다. 일개 SNS, 사진이나 공유하고 허세글이나 싼다고 생각한 페이스북이 이만한 가능성을 가졌으리라고 처음부터 생각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페이스북이 구글과 함께 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리 플랫폼화의 판을 키워둔 페이스북은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기업입니다. 구글이 웹2.0을 준비하고 거기서 성장했듯이 말이죠. 우리는 더 큰 웹의 바다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을 챙겨야 합니다. RSS나 위키피디아, 블로그를 통해 격동을 겪었던 웹2.0시대보다도 더 큰 격동을 맞이하게 될 웹3.0시대의 중심에 분명 페이스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SNS 기업이지만, SNS 기업이 아닌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