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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폰'을 부인하는 페이스북, 자충수를 두지마라


 페이스북 전용폰이 나온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필자도 그에 매우 동조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페이스북이 직접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웹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페이스북, 그럼 대체 어디로 간다는 뜻일까요?






'페이스북폰'을 부인하는 페이스북, 자충수를 두지마라


 페이스북은 2012년 회계년도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는데, CEO인 마크주크버그가 직접 페이스북 전용폰에 대한 루머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전용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과 iOS와의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합니다.

 실적발표 직전까지 HTC가 2013년에 페이스북폰을 내놓는다는 루머가 나왔었는데, 이번 주크버그의 루머 부인과 HTC의 루머가 둘 다 사실이라면 HTC가 만들고 있는 페이스북폰은 차차나 살사와 같은 HTC 독단의 스마트폰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페이스북폰





 필자는 페이스북의 전망과 상태에 대해서 누누히 밝으며, 그들이 구축할 웹 생태계는 구글과 견줄 수 있다고 표현해왔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것도 단순히 전화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웹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을 높히는 것이 주된 것이고, 웹플랫폼을 모바일로 끌고 가는 몇몇 업체 중 하나가 '페이스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구글은 크롬을 어떤식로든 플랫폼화 하려고 시도 중이고 모질라 재단은 일명 게코로 불린 파이어폭스OS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제작에 본격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이들은 자체적인 웹앱과 부가기능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을 웹형태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도는 과거 아이폰에서도 엿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웹플랫폼 성장의 강세 중에 페이스북도 이제는 단순한 SNS기업을 탈피하고 거대 웹 업체로써의 면모를 보여 줄 차례이고, 더욱이 상장까지 한 마당에 앱센터와 같은 준비성까지 보이면서 부인하는 것은 성패를 떠나 투자자들에게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가치만큼의 도전을 해내지 못한다면 기대치가 반영되었던 가치는 거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iOS 통합




 WWDC 2012에서 공개 된 새로운 iOS 버전인 'iOS6'에는 페이스북이 기본 탑재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 이전에 트위터와의 통합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페이스북이 추가된 것입니다. 사진이나 웹 등의 공유가 수월해졌고, 앱공유, 지도, 유투브 등 대부분의 컨텐츠를 모두 페이스북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림바에는 토글이 추가되어 따로 백그라운드 이동을 하지 않아도 위젯처럼 다이렉트로 포스트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iOS와의 통합은 의미가 큽니다. D10 컨퍼런스에서 팀쿡이 페이스북과의 협의를 얘기할만큼 둘 사이가 긴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트위터 통합에서 알 수 있었듯이 SNS를 직접적으로 통합했을때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이면서 페이스북 이용자인 경우 그 파급력이 크다는 것은 상상하지 않아도 될 수준입니다. 이것은 애플에 있어서 페이스북 유저를 아이폰에 머물게 할 수 있는 조건이고, 아이폰 유저를 상대로 페이스북의 마케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협의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향후 페이스북의 웹을 아이폰에 맞물리는 방식으로 둘의 관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페이스북이 거기서 멈추게 된다면 페이스북의 미래 자체를 검증 할 수 없다는 점이 우려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팔고 말고가 아니라, 페이스북이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것은 구글에 맞선 자체적인 웹생태계를 꾸려나가가고 웹의 OS화를 통해 크롬과의 경쟁을 이끌어 나간다는 시발점의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일터인데, 페이스북폰에 대한 부정과 iOS와의 통합만 가중한다면 그 거대했던 스케일의 장막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페이스북의 가치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페이스북




 필자는 적어도 주크버그가 그런 발언을 하지 않는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만든다는 루머만 내버려두더라도 필자가 주구장창 그들의 밝은 미래를 예상했듯이 투자자를 긁어모을 수 있는 여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고 바로 웹생태계를 꾸려나갈 수도 있겠지만, 접근성에서 봤을때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는데에 충분했는데 그것을 스스로 망쳐버렸습니다.

 iOS와의 통합에서 앱센터의 소셜 데이터가 앱스토어에 포함되어 연동된다던지 애플 자체 맵핑에 페이스북의 위치 데이터를 포함한다던지 (예를 들어 친구들이 지나간 자리 같은 것들을 표시해주는 기능, 'Banjo'의 위치 기능) 같은 식으로 iOS를 통해 페이스북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굳이 자체적인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아도 모바일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미 루머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일축해버리면 iOS와의 통합의 성공 가능성 여부보다 페이스북의 가능성 전망에 대한 생각부터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페이스북의 가치에 회의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고, 웹생태계라는 큰 그림에 다가가기 전에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어야합니다. 아니면 다 망해가다가 애플에 인수될지도 모르죠.


 이번 문제만으로가 아니라 기본적인 문제까지, 주크버그의 이전 투자자를 대하는 태도들도 같이 유추했을때 향후 페이스북의 이런 실수가 지속된다면 기대성을 무너뜨리게 되고, 그런 기대만으로 성장해 온 페이스북의 미래 자체가 어두워 질 수 있음을 스스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애플과의 긴밀한 협의 관계 때문에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한다는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구글과 전쟁을 선포했듯이 페이스북은 그런 공격 대상이 되기 보다는 애플과의 협의를 통해 구글+로 위협하는 SNS와 스마트폰을 한꺼번에 막아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좋은 생각이지만, 애플 등 뒤에 있을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스스로 무엇인가 가치를 내놓으려는 꿈틀대는 모습을 이제는 꾸준하게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iOS의 통합에 대해서도 애플이 먼저 발표한다손 치더라도 이로 인해 그릴 수 있는 그림에 대해 스스로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업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투자자의 눈을 피할 수도 없고, 그리고 거품론의 압박이 더욱 심해진 시점에서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야 할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