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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블랙리스트 제도, 인증센터로 활기 띌 수 있을까?

 단말기 자급제, 일명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 된지도 몇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5월부터 시작 된 자급제 시장에 풀린 제품은 삼성의 '갤럭시M'과 LG의 '옵티머스L7'으로 두가지 제품이 전부입니다. 그마저도 유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실상 거의 팔리지 않은 자급제의 명분만 살려 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신비를 저렴하게 낮출 수 있다던 블랙리스트 제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제도로써 정착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블랙리스트 제도, 인증센터로 활기 띌 수 있을까?


 어제 오늘 국내 IT 뉴스에 틈틈이 등장했던 것이 바로 '블랙리스트 제도 활성화'입니다. 언론사들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통신망 적합 시험 인증센터'를 설립하고 저가폰의 유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단말기 자급제의 홍보를 강화하여 접근성에 활로를 열겠다는 답변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도 시험 인증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인력 채용을 했으며, 19일 최종합격자가 선발되었습니다.




활성화의 문제점




 블랙리스트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이유는 '단말기 부족'이었습니다. 이미 유통구조는 잡혀있습니다. MVNO 사업자가 준비되어 있고, 대형마트나 휴대폰 판매점도 이미 곳곳에 들어서 있었지만, 이 유통구조에서 판매할 수 있는 단말기가 없었습니다. 유통망이 아무리 잘 깔려았어봐야 제조사에서 단말기를 공급하려 들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가 해외 단말기를 구입하여 국내로 수입하여 판매하려면 전파인증을 받아야하고, 전파인증을 받아 되면 단말기를 판매하면 비용부담이 생기기때문에 저렴한 제품이라 해서 수입할 엄두를 낼 수 없습니다. 전파인증 비용이 더 많이 지출 되기 때문이죠.


 MVNO 사업자나 해외 단말기 수입 업자는 블랙리스트만 믿고 투자하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인증의 간결화를 통해 누구든 사업허가를 받고 다양한 해외 제품들을 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형성되어야 블랙리스트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증센터




 그렇기때문에 이번 인증센터 설립은 블랙리스트를 활성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예를들어 해외 시판 중인 저렴하고 다양한, 대략 10~40만원 선의 저렴한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게됩니다. 그뿐아니라 국내에 시판 중이지만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역수입하여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MVNO 사업자의 경우 해외 제조사와 손을 잡고 MVNO 전용 단말기를 지급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문제점이 남아있는 것은 인증에 대한 비용이 '과연 기존 방식보다 저렴한가'입니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저렴한 제품을 약정이나 할부 없이 구입하기가 매우 수월해집니다.


 이런 인증 방식은 이미, 유럽은 GCF(Global Certification Forum), 미국은 PTCRB(PSC Type Certification Review Board)를 통해 진행되었던 것으로 블랙리스트가 활성화 되어 있는 국가들처럼 블랙리스트만 제도로 만들 것이 아니라 여러방면에 걸쳐 블랙리스트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인증센터는 그 목소리가 반영 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활성화




 이런 인증센터 설립에 발맞춰 홈플러스는 KT와 이마트는 SKT와 손을 잡아 지급제를 위한 알뜰폰 사업을 연말부터 진행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대형마트가 직접 MVNO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고, 그때문에 시장 접근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형마트에서 10만원, 20만원짜리 휴대폰을 전시하고 판매하게 되었을 때 효과가 더 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MVNO 사업자들은 중국의 ZTE와 화웨이와 이미 협의를 끝내고 본격적인 중국 휴대폰을 수입하려고 준비하는 통에 인증센터 설립이 진행됨으로 이제 판매점에서 중국 제품을 자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며, ZTE와 화웨이의 제품이 저렴하면서도 고사양을 지양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아이들 휴대폰이나 효도폰으로도 적격인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인증센터 하나만으로 블랙리스트가 확 살아나 깊숙히 침투할 순 없겠지만, 기존 제조사나 통신사가 아닌 다양한 사업자가 뛰어들 수 있게 되면서 천천히 스며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이것이 블랙리스트 활성화의 단초가 될 것이기에 이 설립의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활성화 효과




 요즘 피쳐폰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있다고 해도 가격도 비싸고 전화만 사용하면 되는 한달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지출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온통 스마트폰 뿐이니 선택지도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2~3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는 저가폰이 널려있습니다. 물론 한국어가 지원되는 제품과 아닌 제품이 나뉘긴 하겠지만, 수입을 하게 되더라도 10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전체적인 하향선을 다운 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는 이미 갤럭시S3의 언락 제품이 6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국내보다 저렴한 것인데, 이런 제품을 역수입하게 되면 자급제용 상품으로써 제품의 전체적인 출고가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해외에서 역수입해 파는게 더 저렴하다면 통신사는 이를 더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데 당장은 불법 보조금이나 통신비에 할인혜택을 포함하는 수준으로 대처해 가겠지만, MVNO가 끼어 더 저렴한 요금제가 바탕이 되버리면 기존의 통신사나 제조사들은 시장가의 안정을 위해 가격을 다운 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휴대폰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과 요금의 차이가 생겨 저렴한 통신시장이 형성 되게 되는 것입니다.


 원래 이런 식의 효과를 보자는 취지로 시작 된 것이 바로 블랙리스트 제도입니다. 하지만 취지는 있으나 이를 살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못했는데, 이번에 인증센터 설립으로 활성화를 노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얼리어답터들에겐 국내에 다양한 해외 제품이 판매되는 것이 수월해지면서 즐거운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정책은 내놓는 것보다 얼마나 잘 시행되고 조정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인증센터가 설립되면서 블랙리스트 제도에 꼭 필요한 한가지는 이제 얻었습니다. 이 불씨를 잘살려 국내 휴대폰 시장에 좀 더 다양한 제품과 저렴한 요금제가 유통되고 전체적인 통신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