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이어폰 시장이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급성장했습니다. 음악 전용 MP3플레이어가 유행할 당시에도 없었던 붐이 스마트폰이 필수 개인 디바이스가 되면서 주변기기 시장의 부흥과 함께 물살을 타게 된 것인데요, 100만원을 호가하는 커스텀 이어폰부터 10~20만원대의 중저가 이어폰까지 다양한 이어폰들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이어폰 붐때문인지 이어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나봅니다.
스마트폰 번들이어폰, 새로운 경쟁 대상?
이어폰은 스마트폰 필수 주변기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누구나 가방에 하나정도는 구비하고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이 필수 개인 디바이스가 된 스마트폰에 각별한 신중을 기하는 것처럼 필수 주변기기인 이어폰에 많은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보다 더 좋은 음질과 자신의 귀에 맞는 형태를 찾기 위해 과거 그냥 꽂아서 듣기만 하던 이어폰 시장은 지나갔다는 것이죠.
그래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동봉되는 이어폰의 성능에 있어서도, 그냥 받고 버리거나 아쉬운데로 쓰는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충분히 좋은 성능을 뽑아주는 만족도가 스마트폰을 고르는 스펙이 될런지도 모르겠습다.
쿼트비트
어제 하루 실시간 검색어는 '옵티머스G 이어폰'으로 난리가 났었습니다. '쿼드비트'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저렴한 가격에 20만원대 이어폰 성능을 내는 가격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앞서 지난 9월 13일에는 애플의 새로운 이어폰인 '이어팟(EarPods)'이 검색어를 덮기도 했습니다. 트리플파이 $95사건, 일명 '트파대란' 이후 이어폰이 이렇게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던 것을 처음 보는 듯 한데, 특히나 연달아서 그것도 둘 다 번들로 제공되는 이어폰이라는 점에 있어 놀라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어팟은 아이폰5가 출시되기 전이지만 이미 많은 국내 유저들이 구입하여 착용감과 음향에 호평을 내놓고 있으며, 쿼드비트는 옵티머스G 또한 제품이 출시 전임에도 이어폰이 먼저 이렇게 관심을 받는 점에 있어서 주목해볼만 합니다.
번들이어폰
사실 번들이어폰으로 관심을 끌었던제품은 작년에도 있었는데, 바로 HTC 센세이션 XL입니다. 비츠일렉과 손을 잡은 HTC가 비츠일렉의 음향 기술 탑재와 유어비츠를 번들이어폰으로 동봉하며 마케팅했는데요, 제품 자체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번들이어폰의 고급화에 손을 댄 것으로도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실제 센세이션 XL은 번들이어폰으로 주목받아 닥터드레 헤드폰을 제공하는 마케팅도 했으며, 다른 제품의 리뷰에서는 볼 수 없는 이어폰 강조가 줄을 이었던 제품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이어팟과 쿼드비트는 본 스마트폰 제품이 등장하기 전에 소모품이 먼저 관심을 받은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센세이션 XL이 이어폰으로 관심 받았던 이유가 번들이어폰으로써는 저렴하지 않음에도 동봉되어 있었다는 것과 성능때문이었는데 쿼드비트도 성능이 좋다는 것과 더불어 2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과 비교해 1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까지 함께 주목받으며 '옵티머스G의 이어폰은 좋다'라는 효과를 얻어냈습니다. 이어팟은 가격이 4만원으로 쿼드비트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풍부한 저음으로 똑같이 '아이폰의 이어폰은 좋다'라는 효과를 얻어냈죠.
쿼드비트가 18,000원이라고 해도 기존 3~4천원 할 것 같던 번들이어폰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성능을 따져가며 제품이 품절 될 정도로 팔려나갔다는 것은 이어폰에 대해 늘어난 관심 덕에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보는 안목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것이 번들이어폰에도 옮겨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폰 경쟁
센세이션 XL의 번들이어폰은 완벽히 마케팅 전용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애플과 LG는 이를 경쟁력으로 삼았습니다. 원래 이어폰에 관심두고 장사용으로 써왔던 애플이었지만, 이번에는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신경을 쓴 모양이며 이어팟의 개발기간만 3년으로 특이한 모양과 함께 아이폰5의 중요한 스펙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쿼드비트의 개발기간은 1년으로 번들이어폰 치고는 매우 공을 들인데다 LG가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보긴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이상 스마트폰의 스펙이라고 하는 것이, 흔히 얼마나 빠르냐고 하는 것의 경쟁이 이제는 거의 소용이 없는 수준이 되었다고 봅니다. 더 빨라졌다고 한들 고사양의 게임을 자주 즐긴다면 모를까 웹서핑만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100만원 이하 랩탑을 쓰나 100만원 이상 랩탑을 쓰나 체감상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동일해졌다는 것이죠. 속도를 높히는 것을 중단해선 안되지만 마케팅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이미 소비자들의 체감 스마트폰 속도가 높기 때문에 어필하기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어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선충전이나 센서나 카메라 같은 것들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번들이어폰도 그 대상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스마트폰 패키지에 이어폰이 빠져 있는 것은 이제 보기 힘듭니다. 완전 싸구려 이어폰이라고 끼워줘야 인지상정인 것처럼 되어있다면, 싸구려를 넣는 것보다 고급을 넣는 것이 좋은건 당연합니다. 고급 이어폰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접하기에는 벽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 이어폰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힐 수 있다면, 새로운 음향 세계를 번들이어폰으로 경험하도록 제공할 수 있다면 그건 새로운 스펙 경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굳이 비싼 프리미엄 제품들을 구입하지 않아도 소비자의 귀를 간질 수 있는 제품이라면, 제품 경쟁에 있어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패키지 동봉 주변기기가 이제는 더이상 싸구려가 아닌 각별히 신경을 신경을 쓰고 주변기기의 성능이 곧 스마트폰 성능과 직결될 수 있음입니다. 이런 관점이 이제 마케팅이나 소비자 리뷰에서도 빛을 발하게 되면 본격적인 경쟁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며, 스마트폰을 고를 때 있어서도 고민해볼 부분으로 자리잡을 것을 제조사들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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