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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인터넷 자유 퇴보하는 한국, '웹자율성' 인식 필요

 대한민국은 인터넷 엑세스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이며, 전국 커버리지를 소화하고 있고, 인터넷 속도도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입니다. 인프라만큼은 확실하다는 것이죠. 웹을 소비하고 활용하는데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 그 이상이 없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자유는 보장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인터넷 자유 퇴보하는 한국, '웹자율성' 인식 필요


 미국의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올해도 `인터넷상의 자유 (Freedom on the Net)'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대상은 총 47개국, 인터넷 상의 `접근 장애', `콘텐츠 제한', `사용자 권리 침해', 3개 항목에 대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국의 점수는 '34점'으로 0점~100점 사이로 진행되는 조사이기에 낮은 점수처럼 보이지만 분류는 '부분적 자유국'으로 나이지리아, 키르기스스탄,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리비아, 튀니지, 러시아와 동일한 분류 등급입니다. 한국의 순위는 16위였고, 우간다와 같습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에 대해 '가장 인터넷이 발달 한 나라로 자부하고 있지만, 수년간 규제 방안이 늘어나면서 사생활의 자유 및 개방성 확대 요구가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터넷 자유




 인터넷 자유에 대한 평가는 웹 2.0에 의거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웹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 사이 개인에 의한 정보 생산이나 소비 등이 이뤄지는 하나의 '사회'라는 것이죠.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에 한해 모두가 국가에 관계없는 '웹사용자'들이며, 그를 초월한 자유로운 사회상이라는 겁니다.


 웹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 자체를 하나의 사회로써 받아들여야 하며, 그 사회 속의 페이스북이나 구글, 유투브, RSS, 위키피디아 등의 웹서비스는 누구나 사용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며, 여기에 소통되는 모든 것은 웹사용자의 자유에 맡겨둬야 합니다. 그것이 웹의 기본 원칙입니다.




중국




 중국은 'Sick Contury'입니다. 페이스북이 IPO를 신청 할 때 페이스북으로의 접근권한이 없는 4개국을 들었는데 북한, 이란, 시리아, 중국을 일컬어 'Sick Contury'로 규정했습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크버그가 중국에서 꼭 페이스북을 접속시키겠다는 것도 이때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렇게보면 페이스북 접속이 가능한 우리나라는 괜찮아보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상황을 더욱 들여다봅시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5억명입니다. 2012년 인터넷 사용자 수는 대략 19억명인데, 중국은 이 중 1/4을 먹고 있는 초대형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정부의 심한 검열이나 억압을 받더라도, 페이스북을 쓰지 못하더라도 깊게 보면 우리나라나 혹은 다른 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에는 구글대신 '바이두'가 있고, 트위터 대신 '웨이보'가 있으며, 규제 받는 페이스북 대신 '렌렌'이 있습니다. 철저하게 똑같은 서비스를 중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서비스들을 5억명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와닿지 않으신가요?

 렌렌을 예로 들어봅시다. 렌렌은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로 개인의 페이지를 제공하고, 소셜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렌렌의 사용자 수는 무려 2억2천5백만명입니다. 2억2천5백만명.... 페이스북의 전세계 사용자가 9억명이라는 것과 견주어 봤을때 어마어마한 사용자입니다. 더군다나 이 렌렌은 얼마전 미국에 IPO하게 되었는데 가치는 페이스북을 뛰어넘었고, 시가 총액은 무려 $50억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페이스북 사용자는 몇명일까요? 약 500만명 수준입니다.


 이해해봅시다. 중국은 매우 억압받는 나라입니다. 웹자유라는건 찾아보기 힘들죠. 그렇지만 중국의 웹은 그 어느나라보다 활발하고 뜨겁습니다. 단순하게 사용자가 많기 때문인데, 크게 보자면 5억명이 외부가 나갈 수는 없지만 내부에서 사회를 이루어 자율성을 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세계를 합쳐놓은 것과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의 인터넷'과 '중국의 인터넷'으로 분류해보더라도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우리의 인터넷'에 속하지만, 실상 그렇지 못합니다.




한국




 중국은 기존 웹서비스들을 복제 한 후 이 복제한 서비스를 규제합니다. 완전히 중국내에 가둬두도록 프로세스하고 있다는 것이죠. 재미있는 점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를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5억명이라는 거대한 사용자 인프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들어오지 못하는 대신 렌렌을 미국으로 넘겨버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복제와 규제가 맞물려 있죠. 물론 이것이 정부차원의 문제로 간주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방법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렌렌도 중국정부가 시켜서 제작한 서비스는 아니니까요. 우리나라는 외국의 서비스가 들어오거나 혹은 잘나가는 서비스가 생기면 일단 베낍니다. 들여오길 꺼려하죠. 그리고 비슷한 수준이 맞춰지면 들여옵니다. 간단한 방법이죠.


 이 방법에 대해서 '베낀것'을 부정하는건 아닙니다. 기본적인 웹 절차가 우리나라에서 발생 된 서비스 위주로 입맛에 맞도록 규제가 발생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게 일부러든 아니든 크게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어 유투브가 얼마 전까진 한국에서 업로드가 불가능했었지만 풀렸죠. 본인확인제가 위헌 판결이 나면서 규제가 풀린 것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법체계가 본인확인제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닌가'로 얘기할 수도 있지만, 순수하게 '웹자율성'으로 보자면 본인확인제는 의무가 아닌 선택권이 되어야합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본인확인제를 채택하건 하지 않건을 정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웹사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서비스 제공자에 제공할지 하지 않을지를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거죠.


 그 개인의 정보에 대한 선택권과 결정을 인정하는 것이 웹자율성입니다.


 제제와 억압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규모의 차이에서 보자면 중국은 빠져나가거나 정부를 밀어붙이는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중국의 트위터인 웨이보는 사용자가 3억명에 달하며, 이 3억명의 사용자가 정부를 규탄했을 때의 파급력은 우리나라와는 천지차이입니다. 규제를 해도 그 규제를 규모로써 방어하는 나라라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중국과 똑같이 규모로써 방어 할 수 있으려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트위터를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중국의 특이성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네티즌들의 규모방어가 아닌 중국의 인터넷이 아닌 '우리의 인터넷'에 포함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게 옳은 일입니다.




웹자율성




 '웹자율성'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버려두는 것이 '웹자율성'입니다.


 인프라라는 것은 여러 상황이 맞물렸을 때 최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중 하나라도 빠지면 덜떨어지는 것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인프라가 가장 잘 발달한 나라지만, 인터넷 속도는 최강국인데 커버리지가 수도권에만 펼쳐져 있다거나 커버리지는 전국구지만 속도가 느리다면 그것은 망한 인프라입니다.


 웹자율성도 하나의 인프라입니다. 예를들어 웹을 통한 해킹에 노출되어 있다면, 그 해킹을 방어해줄 웹보안체계가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또는 웹의 개인 인증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증체계가 자연스레 생겨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웹사용자에게는 '선택권'이 있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웹사이트에서 해킹이 벌어질 수 있다면 사용자는 그 웹을 사용하지 않을 선택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권을 보완해주기 위해 보안 업체가 생겨나고 사용자는 보안업체를 선택한 후 웹을 다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프라 구조가 웹자율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해야 한다는 것이 웹의 기본 전제이며, 전세계 웹이 달려가고 있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프라 구조가 자연스럽게 발하기도 전에 지레 겁먹고 정부차원에서 규제를 시작합니다. 웹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온갖 절차나 보안, 공인인증서 등 별에별 규제를 정부에서 관리감독 하길 원합니다.


 '인터넷에 자유로운 국가'에 속하는 나라들의 경우를 봅시다. 이 웹자율성은 지키되 인프라가 옳은 방향으로 진행 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안 체계가 없다면 보안 체계를 임시로 담당하는 등 말이죠. 우리나라도 그렇게 비슷하게 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다른점이라면 선택권이 아니라 의무로 규제한다는 것에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그 의무적인 보안 체계가 완벽한 것도 아니기에 웹사용자들을 자율성을 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SOPA, PIPA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웹자율성에 대한 알고 있고 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규제, 어떤 법안, 어떤 의무라도, 그 취지가 타당하거나 옳다고 하더라도 웹자율성을 건들이는 것에는 주목합니다.


 웹은 자연 사회입니다. 웹이 자유로우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얘기하고, 그래서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죠. 인간 사회의 법체계처럼. 하지만 균형잡힌 웹생태계를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연스럽게요. 포시작도 있고 초식동물도 있고, 그 포식동물의 천적도 있죠. 그렇게 이루어진 생태계에 누군가 비집어 들어온다는 것은 자연생태계를 무자비한 인간이 장악하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가죽을 얻기 위해 하프물개를 망치로 때리거나 정글을 파괴하는 것들처럼 말이죠.


 웹생태계는 이루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특히 웹의 태생부터 부정적이었고 규제부터 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한번 시작 된 규제에 이제 이것을 어떻게 수정하고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에 대해 여러모로 어려움과 고민이 많습니다. 그 고민을 해결하고 싶다면, 웹자율성에 대해 먼저 인식해야하며 그것을 같이 도모할 수 있는 웹 전문가들과 함께 생태계 복구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자연을 회복시키듯 대한민국의 웹도 회복을 거칠 수 있어야 합니다.

 
 웹이 커지면 커질수록 규제하기 어려운 숙제가 됩니다. 그렇다면 더 커지기 전에, 그리고 규제와 규제가 겹쳐 더 복잡해지기 전에 대한민국의 웹을 '우리들의 인터넷'으로 돌려놓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