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은 이제 우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웹과 얼마나 친숙할까요? 매일보는 친구지만 무엇 모를 거리감이 있어 어렵다거나, 식탁에서 마주하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서먹한 사춘기 남학생처럼 웹을 대하고 있다면 친숙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가?
우리는 웹과 어떤 친구인가?
웹은 어느샌가 깊숙히 생활에 침투했습니다. 웹으로 뉴스를 보고, 메일을 보내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정보도 검색하고 말이죠.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웹을 휴대할 수도 있습니다. World Wide Web이 고안된지 20년이 넘었음에도 범위가 줄어들긴 커녕 이제는 더 발전하여 더 많은 것, 더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도록 변모 중입니다.
그렇다면 20년지기 친구와 친숙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뭐가 문제야?
어제 오랜 친구와 2~3시간 가량을 테크 관련 이야기로 담론을 나눴습니다. 당연히 웹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웹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발단이었습니다. RSS 얘기를 꺼내자 친구는 'RSS로 뉴스를 모아서 보면 편하지 않나?'라는 말에 필자는 답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네이버=웹이야. RSS가 무슨 필요야? 네이버가면 뉴스캐스트가 있고, 위키피디아 대신 지식인과 오픈백과가 있잔아.'
웃자고 한 얘기였지만, 사실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친구는
'그럼 뭐가 문제야? 네이버로 하든 뭘로 하든 다 할 수 있으면 된거네.'라고 대답하더니 페이스북 얘기를 꺼내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은 뉴스피드가 기본이야.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싸이월드와 똑같다고 생각하지.'
필자는 거들었습니다. '뉴스피드를 기본으로 웹생태계에 좋아요를 뿌려놓은거지. 페이스북은 웹2.0의 기본을 잘 보여준 서비스야.'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뭐가 문제야? 싸이처럼 사용하든 말든 잘 쓰기만 하면 된거지.'
많은 사람들이 웹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가적으로 붙이는 것이, '네이버는 쓰면 안된다'거나 '다른 개방적인 웹서비스를 이용하자' 같은 어떤 향후 행동에 대한 지침입니다. 사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아마 친구와의 편안한 대화였기 때문에 저런 결론을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웹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가 발단이었지만, '웹을 굳이 이해해야 하나?'가 결론이었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게 정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웹과의 친숙함
필자는 친구와 대화하면서 끼워맞춰봤습니다. 분명 국내에는 웹의 개방성과 자율성을 주장하며 국내 웹환경이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또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생활에 있어 웹을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웹은 가만히 있죠.
웹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한 친구는 웹의 학창시절부터 그의 성격, 그가 바라는 것과 발전하고 있는 모습의 과정을 알고 이해하고 그때문에 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네이버라는 브랜드의 정장을 입은 그의 모습에 반해 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자, 어떤 친구가 더 좋은 친구야?'라고 한다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어떤식으로 친구가 되었건, 그와 만나서 얘기도 하고 떠들고 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오히려 후자의 친구와 더 많은 것을 해나가거나 친해질 수도 있죠. 그만큼 웹을 어떻게 사용을 하던지 간에 웹과 친숙하다는 것은 만인 공통적인 사실이라는 겁니다.
다만, 전자의 친구는 후자의 친구가 웹과 친구라면 좀 더 웹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큼 깊숙히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길 바라고 있는 것이겠죠. 가장 빠른 해결법은 3자가 대면하면 술잔을 기울이는거겠지만, 3자가 함께 술을 마시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친구
이 글을 쓴 목적 자체가 웹에 대한 중요도를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다른 여러 웹의 중요성을 얘기한 글과 다를바 없지만,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웹을 어떻게하면 좀 더 가까이 생각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기도 했습니다. 웹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탁론 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직인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죠.
사실 웹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든 그것에 잘못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RSS대신 뉴스캐스트를 사용하건, 위키피디아 대신 지식인을 사용하건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웹을 활용한 것입니다. 단지 웹과 어떤 친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에 대한 제시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죠.
웹의 패션스타일을 이해하고 네이버라는 정장을 칭찬하는 것과 네이버만 보고 칭찬하는 것은 분명 다르니까요.
적어도 웹은 앞으로도 쭉, 우리와 함께 할 것이고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 떠나려면 산으로 들어가 랜선을 끊어버려야 겠지만, 그게 아니고서는 언제가 되었든 계속해서 함께 해야할 친구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웹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알아가려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그것조차 웹의 자율성에 의거 한 것이라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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