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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크롬북 픽셀의 목적은?

 필자는 ''를 통해 크롬북이 넷북의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그 수요를 챙기기 위해 좀 더 컴팩트한 저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글이 높은 해상도의 크롬북을 제작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더니, '크롬북 픽셀'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려 $1299라는 가격을 들고 말이죠.




크롬북 픽셀의 목적은?


 크롬OS는 어떤 기대도 사실 받지 않습니다. 그냥 구글이 만든거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는 제품이겠거니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구글이 그 틈을 노렸나 봅니다. $1299라는 가격의 크롬북 픽셀은 최초의 '고급형 크롬북', '구글이 직접 제작한 크롬북'이 되었습니다. 크롬북이 저렴한 가격으로 영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 에릭 슈미트의 말과 달리 말입니다.




크롬북 픽셀



 크롬북 픽셀은 인텔 코어 i5프로세서,  인텔 HD 4000 그래픽, 4GB 메모리, 그리고 12.85인치에 2560 x 1700라는 무시무시한 해상도를 지원합니다. 구글은 현존 최고의 해상도를 지닌 노트북으로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 외 두개의 USB 포트와 미니 디스플레이 포트, SD 슬롯, 블루투스 3.0, 720p 웹캠과 마이크를 지원합니다. 구동 시간은 5시간으로 길지 않습니다.

 크롬북 픽셀은 2가지 버전으로 제공되는데, 무선랜 버전은 32GB 스토리지를 제공하며 $1299에 판매되고, LTE 버전은 64GB 스토리지를 제공하며 가격은 $1499입니다. 구글은 부족한 스토리지를 위해 구매자들에게 3년간 1TB의 구글 드라이브 스토리지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고사양의 울트라북과 비슷한 수준이며, 터치스크린을 지원해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와 차별을 뒀습니다. 물론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를 겨냥하고 만든 제품일때 말입니다.




목적




 픽셀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은 '이 제품을 출시한 목적이 무엇일까?'입니다. 일단 해상도가 아무리 높다고 한들 크롬OS 대해 소비자들이 가지는 관심은 매우 적습니다. 무엇보다 크롬OS가 윈도우나 OS X, 하다못해 우분투보다도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은 단정 지을 수도 있는데, 크롬 OS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웹을 기반으로 웹에 접근하고 웹서비스를 다채롭게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구글 서비스와 웹 앱을 즐길 수 있으며, 더 많은 확장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랩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웹을 위해서 $1299를 사용하겠다?

 누가 생각하더라도 구글의 실수처럼 보입니다. 이 제품은 절대 제대로 팔릴만한 물건이 아님을 누구나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투브를 위해 2560 x 1700 해상도를 원할 것인가, 아니면 구글 문서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i5가 필요한가요? 웹을 주로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달리 크롬이 아니더라도 $500 수준의 랩탑을 원하고 그 수요을 메우기 위해 등장했던 것이 넷북입니다. 단지 넷북은 원했던 분야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하는 윈도우 사용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크롬은 애초부터 넷북 수준의 사용 환경을 제공합니다. 딱 거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픽셀과 같은 사양과 가격의 제품이 필요할까요? 그렇다면 그 사실을 구글이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픽셀의 목적을 판매라는 틀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글이 픽셀을 출시한 이유는 순전히 '고급형 크롬북'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이라 아니라 구글에게 필요한 것이었죠.

 '크롬으로 이런 랩탑도 만들 수 있다!'

 그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구글이 크롬을 생각하는 방향과 제조사에게 바라는 점을 담은 것인데, 저가 제품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던 크롬OS를 윈도우나 OS X와 같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 있도록 끌어올리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태 삼성이나 에이서 등이 크롬북을 만들어 왔지만 모두 저가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들 제조사는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팔리지 않을 고급형 크롬북을 내놓는 오류를 범하려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픽셀을 통해 좀 더 도전적인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고급형 크롬북도 만들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제조사들에게 있어서도 픽셀이 팔리겠냐는 의문을 남기긴 하지만, 제시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글에게 있어선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지 않았다간 영영 저가 제품 영역에서 못 벗어날테니까요.

 그것이 바로 픽셀 출시의 목적입니다.




과제



 구글의 목적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고급형 크롬북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구글이 크롬북을 프리미엄 시장에 올려놓기 위해서 첫발을 내딛은 것은 맞지만, 여전히 $1299를 주고 웹이나 사용할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구글에게 필요한 것은 웹과 클라우드도 더 엄청난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있습니다. 이미 에픽게임즈는 언리얼엔진을 웹에서 구동시키는데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게임도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더 우수한 그래픽 성능과 메모리를 요구하게 되고 따라서 하드웨어가 웹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바는 그리 크지 않은데, 구글은 이 전달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웹이 더욱 강력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웹이 상당한 하드웨어를 요구하게 된다면 픽셀은 거기에 맞는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웹개발의 방향이나 제조사들이 고급형 크롬북으로 눈을 돌려볼 수 있도록 하는 일말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굉장히 힘든 부분입니다. 하지만 픽셀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구글이 고급형 크롬북 시장을 열고 싶어한다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관철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들이 착착 들어맞아 고급형 크롬북 시대를 열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태블릿을 만들거나 여전히 더 저렴하고 컴팩트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 나으리라고 주장하겠죠. 다만, 픽셀로 인한 구글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혁신이고 구글이 바라던 웹과 클라우드, 그리고 하드웨어과 완전히 융합하는 것이기에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가 없진 않습니다.


 픽셀을 출시한 목적은 단순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이 첫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으며, 구글이 크롬을 통해 좀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새겨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