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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모토로라, 스마트폰 커스텀 프로젝트 Ara의 가능성

 '스마트폰을 조립 PC처럼 각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은 IT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해봤을 법합니다. 케이스와 부품을 조립하면 나만의 스마트폰을 가질 수 있다는 상상말입니다.





모토로라, 스마트폰 커스텀 프로젝트 Ara의 가능성


 '누가 이 상상을 실현할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는 이 해답에 근접한 기업들을 알고 있고, 실현보다 도전에 의의를 두고 나선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구글도 그런 기업 중 하나이며,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이 도전에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아라



 


모토로라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무료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 '아라(Ara)'를 공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모토로라의 기술과 프로젝트 그룹의 주도로 모듈형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개발자들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고, 혁신의 속도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다고 모토로라는 밝혔습니다.

  아라의 디자인은 엔도로 불리는 내골격(endoskeleton)과 모듈(modules)로 구성되어 있으며, 엔도에 모듈을 장착하는 것으로 스마트폰을 사용자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면 디스플레이 모듈을 엔도에 장착하거나 키보드, 여분의 배터리, 맥박측정기나 산소포화측정기도 장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토로라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 모듈화 컨셉을 제시한 폰블록(Phonebloks)의 창시자인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브 한킨스와 폰블록 커뮤니티의 협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계획은 1년 이상 준비되었다고 하며, 실현 단계에 대한 고민에 들어가면서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개발자들을 초청해 아라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며, 올 겨울에는 알파 버전의 결과물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능성




Phonebloks


 아마 위의 이 영상을 떠올린 분이 많으실 겁니다. 실제 한킨스가 제시한 폰블록의 컨셉 영상으로 모토로라가 구현하고자 하는 아라를 가장 잘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자신만의 스마트폰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




 MIT에서는 작년에 나무로 된 DIY 스마트폰을 내놓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데이비드 멜리스가 개발한 프로토 타입의 스마트폰으로 1.8 인치 160x128 TFT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표준 SIM을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DIY 스마트폰에 대한 상상을 구현해본 것인데, 어느 정도 스마트폰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다면 몇가지 부품을 조립해 자작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것이었죠.



 모토로라의 아라는 이를 더욱 압축한 것입니다. 조립 키트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듈을 각각 엔도에 장착하는 것으로 하나의 스마트폰이 만들어지니까요. 훨씬 간단한 아이디어이며, 실현된다면 일반인들도 쉽게 스마트폰을 사용자화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몇가지 문제만 해결한다면 말이죠.

 모토로라가 아라를 통해 '스마트폰 생태계 형성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얘기는 이런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카메라 모듈 개발회사에서 특별한 모듈을 개발했는데, 현재는 이를 스마트폰에 탑재하려면 제조사와 손을 잡고 생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아라를 통해 엔도에 장착할 수 있는 모듈로 바꾼다면 직접 생산, 유통으로 보급할 수 있고, 사용자는 모듈을 장착하는 것으로 새로운 카메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괜찮은 생각같지만, 문제는 이 모듈의 표준화에 따른 모듈 크기입니다. 모든 모듈 크기가 동일할 수도 없지만, 부품에 따라 두께가 차이가 난다거나 두께를 일정하게 하는 탓에 부품을 모듈화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모듈에 쓸데없는 공간이 생기거나 그것으로 스마트폰의 크기가 커지고 두께가 아주 두꺼워질 수 있고, 모듈마다 재질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각 모듈의 가격도 무시할 수 없을 테고, 전력 소모도 따로 이뤄지므로 손실이 커 여분의 배터리를 장착하느니만 못합니다.

 이런걸 전부 감안한다고 합시다. 모듈화의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이미 절제되고 나은 디자인과 성능의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그 장점을 위해 다른 부분을 포기할 이유가 과연 소비자에게 있을까요? 더군다나 모듈의 변경을 위해 소비자는 계속 소비해야 할 것인데, 긱이 아닌 이상 이 모듈 교체에 관심있고, 꾸준히 소비할 소비자는 많지 않습니다. 유통이 어렵다면 모듈을 통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 어렵죠.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아라가 그냥 보여주기식 프로젝트인가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필자는 아라가 소비재가 되긴 어렵지만, 필요없는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라가 직접 소비자 시장에 유통되지 않더라도 예를 들어 각 하드웨어의 프로토 타입을 여러 조건에서 시험하기에 아라는 매우 적합합니다. 각 하드웨어를 모듈로 만들어 놓으면 새로운 하드웨어를 시험하는 것도 수월해지죠. 체계적이고 간결하게 말입니다.

 그러므로 아라에 대해 당장 너무 기대하기 어렵고, 올 겨울에 알파 버전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말그대로 알파버전이지 실제 사용화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없지만, 아라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도전은 항상 무언가를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니까요.



기대






 아라를 두고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는 기대를 크게 품을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 쉽지 않은데다,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다고 하더라도 소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에는 무리가 있는 컨셉입니다. 모토X에서 보여준 케이스 커스텀정도라면 모를까 각 부품을 모듈로 자신만의 스마트폰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이런 상상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어떤 새로운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 이 도전 자체를 묵살하기 보다는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모르죠. 모듈 스타일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등장할 발판이 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물론 소비자 시장에서 아라는 만날 수는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