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트위터는 IPO를 진행했고, 이후에도 인기는 여전합니다. 딱히 위기가 찾아온 것도 아니며, 투자자 평가도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트위터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SNS가 있습니다.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입니다.
트위터가 링크드인, 핀터레스트에 밀린 이유는?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군림하는 SNS의 틈새를 노렸다는 평가에 지나지 않는 서비스였습니다. 복합적인 SNS로 성장 중인 것과 달리 일부분만 적용될 서비스로 본 것이죠. 핀터레스트는 유행일 뿐이라는 의견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판도가 뒤집어졌습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18세 이상 미국 성인 1,800명을 조사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링크드인이 22%의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핀터레스트는 21%의 점유율을 보였고, 트위터는 그 뒤를 이은 18%에 머물렀습니다. 1위는 71%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 페이스북이었는데, 치열한 2위 싸움에서 트위터는 밀리고 밀려 4위까지 추락한 것입니다. 점유율 17%의 5위인 인스타그램이 바짝 쫓고 있어서 현재의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로 보입니다.
성장은 페이스북, 링크드인, 핀터레스트, 트위터, 인스타그램까지 5개의 서비스가 고르게 이뤄졌습니다. 페이스북도 점유율이 4%나 올랐으며, 링크드인과 트위터는 똑같이 2%, 인스타그램도 4%나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를 4위로 밀어낸 핀터레스트는 6%나 올랐는데, 성장세만 본다면 단연 돋보입니다.
단지 이렇게만 보면 고른 성장에 핀터레스트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트위터가 잠시 주춤하는 것처럼 읽힙니다. 달리 밀려난 것이 아니라 경쟁이 진행 중인 상태라는 것이죠. 하지만 필자는 트위터가 현 상태에 머물게 될 때 이 고른 성장세를 2014년에는 이끌어 나갈 수 없으리라 봅니다.
트위터가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에 밀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페이스북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가지고, 인맥 형성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페이스북을 주로 이용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주변인을 탐색하는 용도만으로도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페이스북의 10대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페이스북이 가닥을 잡은 것이 '뉴스'입니다. 페이스북은 미디어로 한 뉴스 전달을 중점으로 하고, 관계망을 형성토록 하면서 10대 사용자가 적더라도 10대가 성장했을 때 사회 관계망을 통해 페이스북으로 유입되도록 조정하고 있습니다. 정보에 대한 그룹 형성에 사회라는 관계를 더 하고 있는 것이죠.
반면, 트위터는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와의 불특정한 뉴스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과의 경계가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전달을 위한 수단 이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보니 페이스북보다는 왓츠앱이나 라인, 스냅챗과 같은 메신저와 경쟁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최근 트위터가 DM을 강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 트위터를 넘어선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는 어떨까요?
먼저 링크드인을 봅시다. 링크드인은 처음에 구인/구직 용도의 SNS로 출발했지만, 차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페이스북이 개인적인 관계를 위한 SNS라면, 비즈니스를 위한 SNS로 링크드인이 떠오르게 됩니다. 애초 직업적인 프로필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모으던 터라 일종의 디지털 명함이 되다 보니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링크드인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자료를 보면 링크드인 가입자의 대다수가 고학력, 고소득의 중장년층입니다. 자신의 학력, 경력 등을 제시하기에 페이스북의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고도 가능하며, 이를 또 기업들이 찾아보기 쉬우니 직장인은 링크드인으로 몰리게 됩니다. 당장 취업을 하고자 하거나 직장인이 되었다면 링크드인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죠. 하나의 SNS만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 동향을 볼 때 특정 계층을 노린 SNS로 페이스북의 성장과는 상관없이 성장합니다. 최근에는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여 특정 계층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시도를 진행 중입니다.
핀터레스트는 여성 사용자의 비중이 아주 높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에 자료를 보면 여성 사용자가 남성 사용자보다 4배 이상 많으며, 이는 여성이라는 특정 계층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것들을 핀잇(Pin-it)한다는 개념의 핀터레스트이기에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도 관심사의 수집과 공유를 핀터레스트로 몰아버리면서 특별한 그룹을 형성합니다. 그렇게 모인 관심사의 덩어리가 커지니 페이스북과는 전혀 다른 정보가 쌓이고, 다시 이것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 핀터레스트를 사용하게 됩니다. 시각화를 통한 관심사 수집, 그리고 공유로 이어지는 구조로 여성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다시 트위터를 봅시다.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는 페이스북이 중심이 된 탓에 포괄적인 관계 형성이 아닌 독자적인 관계 형성 체계를 통해 페이스북이 가지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사용자 유입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위터는 특정 사용자 계층이 존재하지 않고, 페이스북처럼 포괄적이지만,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사용 목적을 분명히 하기가 모호합니다. 달리 말하면 '타 SNS보다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죠. 분명 이전의 트위터를 그렇지 않았습니다. SNS가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가입하고, 시도했으니까요. 불특정다수라 하더라도 트렌드에 참여하고 싶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접근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SNS의 사용이 정착되고, 익숙해지니 목적이 불분명하면 접근성이 떨어지고, 접근성이 떨어지면 트렌드 참여라는 목적이 사라지고, 기존 사용자는 고립됩니다.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유입하는 것도 한순간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거기다 트위터로 유통되는 정보의 범위도 아주 넓어서 관계 형성으로 유지되는 SNS의 특징이 지속하기보단 특정 사용자를 통한 정보를 얻기 위한 카탈로그 방식으로 점차 도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위터의 뒤를 쫓고 있는 인스타그램만 하더라도 '사진'이라는 명백한 주제를 던져놓은 터라 SNS 초기 시장보다 지금 더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트위터가 여기에 대응하는 해법을 찾지 못하게 된다면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고, 현재 사용자의 유지만을 주력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트위터가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에 밀리는 이유입니다.
트위터는 IPO 이후 수익 창출을 통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광고를 강화하거나 기업과의 제휴 쪽으로 말이죠. 그러나 트위터가 성장을 지속하면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분명한 목적 전달과 치고 들어오는 링크드인과 핀터레스트, 바로 밑의 인스타그램까지 저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점유율 통계는 미국 내 결과이며, 여전히 글로벌 점유율에서 트위터는 이들보다 강자입니다. 그렇다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확고한 자리매김에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트위터의 생존법의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사용자의 변화를 주도 하는 것,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트위터가 올해 가장 중요하게 할 것은 분명합니다.
과연 트위터가 지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표적인 SNS로 살아남게 될 지, 아니면 페이스북을 주축으로 한 나머지 SNS에 밀려나게 될 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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