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행보는 그리 뚜렷하게 주목받고 있진 못합니다. 마리사 메이어 취임 이후 야후의 부활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아서 많은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에서는 반짝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매출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야후의 장래를 어둡게 점칠 단계는 아닙니다.
야후, 미디어 이후 고민은 광고
야후는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한 뉴스 다이제스트(News Digest)가 이를 잘 방증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뉴스를 긁어모으기만 했다면, 직접 뉴스를 생산하고, 이를 간추려서 제공하고 있는데, 야후가 언론사는 아니지만, 새로운 미디어 가치를 야후로 집중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야후는 검색 중심의 방식이 아닌 섹션에 따른 정보 제공을 중심으로 웹 페이지의 체계를 전환했습니다. 뉴스 섹션이 존재하지만, 신설한 기술(Tech) 섹션은 따로 운영되며, 기존에 있던 파이낸스(Finance)나 스포츠(Sports)도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메인 페이지에서 얻고자 하는 정보의 섹션만 클릭하면 되고, 검색은 보조적으로 상단에 위치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포털 사이트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전의 야후와 비교하면 마치 뉴스로만 뒤덮인 페이지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뉴스 제공 사이트가 아니라는 것은 메일(Mail), 플리커(Flickr), 그룹(Groups) 등으로 알 수 있습니다. 복합적인 미디어지만, 사용자 참여와 직접 참여를 통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여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야후의 생각입니다. 특히 기술(Tech)과 음식(Food) 섹션은 얼마 전에 신설되었고, 기술 섹션은 NYT의 기술 칼럼니스트인 데이빗 포그(David Pogue)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미디어 부서를 구축하여 직접 기술과 음식과 관련한 정보를 생산하여 매거진 형식으로 제공합니다.
야후가 이렇게 미디어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에는 '모바일'이 있습니다. 모바일을 통한 검색이 이미 PC를 넘어서긴 했지만, 모바일로 뉴스를 보기에 검색보다는 스와이프와 탭이 더 많이 사용합니다. 야후는 굳이 검색을 거치지 않아도 정보를 제공할 방법으로 미디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좀 더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말이죠.
점점 거대한 미디어가 되어가는 야후입니다. 그러나 전진하는 듯한 야후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매출입니다.
야후의 지난 4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는데,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 매출이 5.6%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검색 광고도 4%로 떨어지면서 전체 매출은 높았지만, 의미 있는 실적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미디어를 강화하면서 유입을 늘리고, 광고 이익을 높이겠다는 것이 야후의 계획이지만, 정보 제공은 잘 이뤄지면서 광고 이익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컴스코어(Comscore)의 조사를 보면 야후는 6개월 연속 가장 많은 유입을 기록한 미국 웹 사이트입니다. 12월에만 1억 9,516만 명이 방문했고, 뒤를 따른 구글은 1억 9,251만 명으로 200만 명이 모자랐습니다. 그럼에도 광고 이익은 구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비교 대상이 웹 광고를 장악한 구글이라 잘 못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아래의 페이스북조차 광고 이익에서 야후를 앞서고 있습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광고에서 야후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역시나 모바일인데, 페이스북은 전체 매출의 53%가 모바일에서 나올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야후는 디스플레이 광고와 검색 광고가 하락했는데, 대부분 야후로의 유입이 모바일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하락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탓으로 야후는 모바일에 중점을 둔 것이고, 검색이 아닌 직접 정보를 사용자 코앞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체제 전환을 한 것이어서 웹 페이지의 디스플레이 광고와 검색 광고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익이 올라야 할 부분은 모바일이죠.
야후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자 리크루팅 스타티업인 디스틸(Distill)을 인수했습니다. 디스틸은 영상 인터뷰와 프로그래밍 과제를 쉽게 전달하는 인재 채용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야후가 디스틸을 인수한 이유가 모바일 광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까지 모바일 광고에 힘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모순 같지만, 야후는 큰 미디어가 되어 방문자를 유지하면서 광고 이익은 낮습니다. 단지 방문자만 많은 것인지, 아니면 이익까지 겸할 수 있는지 보여줄 차례입니다. 분명 미디어로 간다는 야후의 고민은 끝났을 겁니다. 이후에는 좀 더 다양한 섹션 제공과 모바일 앱에 중점을 두겠지만, 모바일 광고에 대한 고민에 많은 것을 투자해야 하고, 지속하여 모순점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야후의 이번 1분기 실적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바일 광고에서 크지 않아도 성장 가능성만 내보이는 것으로 이미 체계적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삼는 야후의 장래는 밝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선 매출이 높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일말의 가능성만 보여줘도 야후의 가치는 지금과 달라질 것입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야후의 미디어는 빛을 보았습니다. 야후 스포츠의 구성은 검색보다 나은 것이었고, 적재적소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유입을 늘려놓았습니다. 그렇게 늘어난 유입을 토대로 올림픽 정보뿐만 아니라 다른 섹션의 정보까지 함께 나열하여 야후의 미디어 진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살짝 문제가 있다면 모바일의 야후 스포츠 앱이 달리 올림픽 수혜를 받지 못했다는 점인데, 야후의 모바일 전략에 따라서 전혀 다른 기업으로 평가받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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