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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퍼가 페이스북의 미래인 이유


 페이스북은 뉴스를 극대화한 서비스인 '페이퍼(Paper)'를 지난 2월에 선보였습니다. 페이퍼는 카드 형식의 섹션 구분으로 사용자 관심사에 따라 뉴스를 받고, 페이스북의 일부 기능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하좌우 스와이프로 조작하거나 기울기는 것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서 기존 페이스북 앱과는 색다른 경험으로 호평받고 있죠.
 


페이퍼가 페이스북의 미래인 이유
 
 하지만 페이퍼를 내려받는 수치는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매셔블(Mashable)은 지난달 19일, 한때 무료 앱 순위 2위를 기록했던 페이퍼의 전체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페이퍼뿐만 아니라 플래피 버드 아류작의 증가로 전반적인 앱에 나타난 것이었지만, 페이스북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는 의견도 순위 부분에서 보인 겁니다.
 
 


 그럼에도 페이퍼가 지닌 장기적인 가능성에 회의감을 가지는 이는 아주 적습니다. 오히려 페이퍼를 페이스북의 미래로 점치는 것이 분석가들의 중론인데, 페이스북은 페이퍼가 아주 작은 프로젝트라고 밝혔지만, 이미 페이스북을 이끌고 갈 커다란 것으로 인식되고는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확신하게 할 기능을 페이스북은 조금이나마 드러냈습니다.
 
 페이퍼 앱이 1.0.2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메이저 업데이트가 아닌 만큼 소소한 기능이 포함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먼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스토리를 작성할 수 있는 다국적 기능이 포함되어 현재 미국에 한정하고 있는 서비스 확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알림음을 비활성화할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합니다.
 
 매우 작은 기능들로 보이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공유 기능'이었습니다. 기존에도 페이퍼로 본 뉴스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좀 더 확장하여 1.0.2 버전에서는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페이스북 메신저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유하게 되면 해당 뉴스의 URL이 전달되며, 수신자는 페이퍼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 브라우저로 뉴스를 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단순해 보이는 기능이 페이퍼의 정체성을 180도 바꿔놓았습니다. 페이스북의 미래를 페이퍼를 통해 더욱 명확히 들여다보게 된 것입니다.
 
 


 기존 페이스북 앱도 공유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페이스북 내 공유나 URL 복사로 직접 전달해야 하는 방식이죠. 그런데 페이퍼는 앱 내 공유 기능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되는걸 보면 얼마 전 인수한 왓츠앱 공유 항목이 생기는 것도 예상 범위입니다.
 
 페이퍼의 등장 이유는 페이스북을 통한 뉴스 소비가 급증한 탓입니다. 그리고 페이퍼 앱은 페이스북을 통한 뉴스 소비를 더욱 개인화하고 싶은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페이스북의 일부 기능을 포함하고 있지만, 페이스북 앱을 대체하여 뉴스 소비자만 노렸다고 할 수 있죠. 페이스북을 앱을 과감하게 페이퍼처럼 만들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는 페이퍼 앱이 많은 내려받기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뉴스 소비자만 노린 형태로 유지될 수 있음을 얘기합니다.
 
 다시 공유 기능으로 돌아와서 이번 업데이트로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하던 형태가 '페이스북으로부터 뉴스를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페이스북은 정보를 페이스북으로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역할이 뉴스 소비를 늘린 원인인데, 페이퍼는 뉴스를 페이스북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선별한 뉴스를 모으고, 페이스북을 비롯하여 여러 경로로 방출합니다. 이전까지 페이스북에 없었던 방식이고, 특정 뉴스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전혀 다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페이퍼의 뉴스 제공 형태는 야후처럼 포털 서비스와 비슷합니다. 대개 포털 뉴스는 뉴스를 선별하여 제공하고, 뉴스 소비자는 이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그런데 페이퍼에서 선별하고, 방출한다면 포털 뉴스와 페이스북의 공유를 한꺼번에 묶어버릴 수 있습니다. 뉴스 공유에서 페이스북의 위치가 더 높아지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형태를 뒤집어 확장하고, 뉴스 소비에 더욱 깊게 관여하도록 한 페이퍼의 경쟁력은 오래 두고 봐야 할 페이스북의 미래입니다.
 
 


 물론 페이퍼가 해결해야 할 것은 산더미입니다. 일단 미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과 주제를 선택하여 섹션을 구성할 수는 있지만, 사용자가 직접 미디어를 정해서 뉴스를 소비할 수는 없으므로 완벽한 개인화 뉴스 서비스로 보긴 어렵습니다. 또한, 페이스북 앱과의 경계도 매끄럽지 않고, 그만큼 뉴스 소비에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페이퍼의 경쟁력에 대해 페이스북은 공유 기능을 내보여 방증했습니다. 이는 이후 메이저 업데이트에서 더 강화할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이 뉴스에 집중할 활로를 페이퍼가 열 것입니다.
 
 페이퍼의 이번 업데이트 이후 잠깐 내림세를 탔던 페이스북의 주가는 다시 회복세에 들어섰고, 투자자들도 페이스북의 미래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페이퍼가 서서히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에 나타나는 영향도 여태 페이스북이 내놓은 서비스 중 가장 클 것입니다.
 
 페이퍼가 뉴스라는 고리로 페이스북과 어떤 융합을 앞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