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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플-타임워너, 인수설에 대한 단상 (1)
  2. 애플, 인공지능보다 아이폰 전략을 바꿔야 한다 (3)
  3. 애플, 3D 터치가 중요한 이유 (7)


 지난해 애플은 3년 만에 4세대 애플 TV를 선보였습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바뀌었고, 새로운 리모컨과 시리를 탑재하여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죠. 그리고 기존에는 iOS로 구동했으나 iOS 기반의 tvOS를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콘텐츠였죠.
 


애플-타임워너, 인수설에 대한 단상
 
 애플 TV의 콘텐츠가 부족한 건 아닙니다. 단지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서 차별점이 없다는 건데, 익히 알고 있듯이 아마존이나 넷플릭스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를 확보했고, 구글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콘텐츠를 기반에 둔 서비스 형태이고, 애플은 애플 TV라는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콘텐츠에 차별점이 없으니 애플 TV를 매력적으로 느낄 요소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애플 TV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미국 가정에서 유선 방송을 해지하고,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면서 TV와 연결할 미디어 기기 시장이 주목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어영부영하는 사이 경쟁사인 로쿠(Roku)나 구글, 아마존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애플 TV도 잘 팔리는 셋톱박스 중 하나지만, 3세대 애플 TV가 나온 시기의 로쿠를 생각하면 4세대를 출시할 때까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죠. 또한, 최근 샤오미가 구글과 협력하여 미국을 겨냥한 셋톱박스인 '미박스'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에 차별점이 부족하다면 꼭 애플 TV를 구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선택지가 많은 겁니다.
 
 이런 중에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애플이 타임워너에 인수를 제안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 부사장 에디 큐는 작년 말에 타임워너의 기업전략 부문 임원인 올라프 올라프슨과 만났고,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방향에 대해서 의논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논의는 초기 단계였기에 애플 CEO인 팀 쿡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고, 이미 2016년이 절반 가까이 지난 시점이기에 이 협상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콘텐츠 확보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타임워너라는 강력한 카드를 쥐어 단번에 해결할 생각을 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죠.
 
 


 타임워너는 생각보다 애플과 접점이 많은 곳입니다. 2013년부터 애플은 타임워너케이블과 생방송 콘텐츠 협상을 진행했으며, 작년에는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HBO와 전략 제휴하기도 했습니다. 단지 요금이나 콘텐츠 제공 등 정책에 애플이 쉽게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인수 제안은 그 점을 노린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전략은 과거 소니가 콜럼비아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세운 것과 비슷합니다. 소니는 사업의 다각화와 자사 베타맥스 방식 비디오에 힘을 주고자 당시 2,700개의 영화 콘텐츠를 보유했던 콜럼비아를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대세가 된 VHS 방식을 베타맥스로 이길 수는 없었고, 영화 사업을 강화하고자 피터 구버와 존 피터스를 영입하는 데 이들은 이미 워너브라더스와 계약한 상태였기에 이를 몰랐던 소니는 법정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후인데, 그런데도 소니는 영화 사업에 계속 많은 투자를 쏟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에 들어서는 제작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을 기록하면서 과거 소니의 손실은 잊혔습니다. 그리고 소니가 블루레이를 주도할 때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라는 카드를 다시 쓸 수 있었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전략은 참신한 게 아닙니다. 넷플릭스가 그렇고, 아마존이 그러하며, 두 업체는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위치를 노리고 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단번에 넷플릭스나 아마존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셈인데, 소니의 사례를 생각하면 애플이 자체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당장 애플 TV를 하나라도 더 팔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라는 카드를 통해서 자사 다른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얻을 여지도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미디어 시장 자체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가입니다. 넷플릭스처럼 콘텐츠가 모든 경쟁력인 기업은 당연히 콘텐츠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애플로서는 콘텐츠 제작을 다른 사업의 성장을 위한 구실로 여길 수도 가능성도 큽니다. 소니는 콜럼비아 인수 이후 법정 싸움과 실적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면서도 영화 사업을 독립적으로 키우고자 투자했고, 인수 후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니 블루레이와 HD_DVD 전쟁에서도 좋은 카드로 쓸 수 있었던 거죠. 애플이 콘텐츠 제작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타임워너를 인수하더라도 시너지를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게임체인저입니다. 애플이 타임워너를 인수했을 때 가장 기대할 수 있는 건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최근에는 케이블 사업이 힘을 잃으면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시기이므로 타임워너도 스트리밍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애플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애플 TV를 통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도 곧바로 적용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건 애플만이 아닙니다. 현재 셋톱박스와 유선 방성의 위치는 아주 근접한 위치에 있는데 콘텐츠를 통해서 셋톱박스 중심의 TV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는 건 게임체인저로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콘텐츠가 중요한 것과 함께 애플 TV의 역할도 중요한데, 애플은 충분히 게임체이저가 될만한 경쟁력을 애플 TV에서 보고 있는지 중요합니다. 애플 TV의 점유율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콘텐츠의 부재'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서비스 중심의 경쟁 업체가 많다는 건 그만큼 콘텐츠 역량을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인데, 그런데도 압도적이지 않다는 건 애플 TV의 역량을 고민해봐야겠죠. 타임워너의 인수는 애플이 게임체인저에 다가갈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임워너 인수만이 해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명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건 애플에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건 순전히 하드웨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방안의 하나입니다. 애초에 애플은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도 직접 별도의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등 행보는 보인 적이 없습니다. 항상 외부 콘텐츠를 끌어다 자체적인 콘텐츠로 희석했을 뿐이죠.
 
 과거에는 그렇게 하더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당연한 순서가 되었기에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는 필요하지만, 앞서 얘기한 2가지 조건을 애플이 얼마나 갖출 수 있는가에 따라서 애플이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단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애플은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인 면이나 애플 TV의 중요성만큼 공격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 확대를 두고, 애플이 올해 차세대 애플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뜬소문이 있습니다. 여기서 애플이 콘텐츠 사업의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타임워너를 인수하든, 하지 않든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으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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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주력 제품이 아이폰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른 제품군은 몰라도 아이폰만은 알고 있죠. 그러니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 긴 설명이 없더라도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체적인 기술 업계 흐름을 보면 애플은 좀 더 아이폰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 인공지능보다 아이폰 전략을 바꿔야 한다
 
 지난주, 구글은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인 I/O 2016을 진행했습니다. 작년까지 스마트폰이 핵심이었던 행사였으나 올해 구글이 초점을 둔 건 '인공지능'이었죠. 비슷하게 시리(Siri)를 개발하고 있는 애플이기에 구글의 행보에 대처하는 애플의 모습을 얘기하기 수월했습니다.
 



 월트 모스버그는 리코드에 '다음 기술 전쟁에서 애플이 이길 수 있을까?'라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15년 전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여 이끌어 나가는 것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회사'라면서 '아이팟, 아이폰, 맥북 에어, 아이패드 등 게임 체인저가 된 제품들을 선보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기술 업계는 다음 단계로 인공지능이라는 전장을 선택했고,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업체는 성공적인 인공지능으로의 이동을 보였으며, 이번에는 애플 차례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3가지로 이유를 요약했습니다.
 
 첫 번째는 '일반적으로 애플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서 약한 역사를 가졌다.'입니다. 두 번째로 '애플은 시리로 리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라는 것과 마지막으로 '애플은 사생활 보호에서 경쟁 업체들보다 보수적이며, 검색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강하지 못하다.'라는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애플이 아이클라우드 사업을 하고는 있으나 기기 간 연속성에서는 장점을 갖추고 있더라도 클라우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범용성에서는 많은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비스가 아닌 하드웨어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또한, 분명 애플은 2011년에 시리를 선보였고, 대중들이 시리가 애플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습니다. 하지만 2012년 공개된 구글 나우가 기능적인 면에서 더 큰 가능성을 보였고, 결과적으로는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시리를 구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구글은 아마존의 홈 어시스턴트 제품인 에코의 성공을 따라서 구글 홈이라는 기기도 내놓았는데, 이는 시리를 탑재한 애플 TV보다 훨씬 확장한 개념입니다. 애플 TV는 TV에 종속한 기기니 말입니다. 그리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인공지능의 핵심을 검색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검색 분야에서 뚜렷하지 않습니다.
 
 모스버그는 '경쟁은 모두를 위해서 나은 것이므로 애플이 성공할 수 있길 응원한다.'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애플이 인공지능 시장에서 많이 밀려있는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앞서나간 구글이나 아마존의 뒤를 쫓을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이는 것에 집중해야 할까요? 필자는 오히려 아이폰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필자는 '애플이 아이폰 외 다른 주력 제품을 찾아서 매출 균형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이폰에 집중해야 한다는 건 아이폰의 매출을 올릴 방법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제품에 대해서 모든 역량을 쏟을 때라는 겁니다.
 
 필자는 2~3년 동안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행보에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상기했듯이 판매량과 매출을 올리는 것에는 긍정적이었으나 익히 알고 있듯이 16GB 옵션의 아이폰을 그대로 놔두거나 화면 크기를 변경하면서 제원을 나누거나 성능 발전이 없고, 이번에는 아이폰 SE를 선보이면서 제품 라인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과거에도 아이폰 5c로 라인을 나누긴 했으나 화면 크기별로 나뉜 상태에서 아이폰 SE를 추가했기에 훨씬 얽혀있죠.
 
 아이폰은 훌륭한 플랫폼입니다. iOS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다른 점은 iOS라는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까지 포함한 기반으로 지금까지 확장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전체 스마트폰 중 아이폰처럼 하드웨어를 중심의 확장성을 보인 기기는 없습니다. 쉽게 아이폰용 액세서리 시장 규모만 생각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게 가능했던 건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하드웨어를 표준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표준화한 하드웨어로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게 가능했죠.
 
 반대로 구글은 그런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직접 하드웨어 사업까지 펼치진 않았고, 소프트웨어를 핵심 플랫폼으로 키웠습니다. 덕분에 모스버그가 말한 클라우드 역량이나 검색 등 서비스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여야 하는 애플보다 자유로웠습니다. 중요한 것은 구글의 핵심 플랫폼이 안드로이드에서 인공지능으로 넘어갔다는 겁니다.
 
 I/O 2016에서 드러난 구글의 청사진만 보더라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웨어러블, 가정, 사무실 등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게 하려는 목표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굳이 안드로이드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며, 안드로이드는 이 인공지능을 확장하는 실마리 중 하나이기에 구글이 인공지능을 더 큰 플랫폼으로 여긴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그럼 애플도 카플레이가 있으니 자동차에서 시리, 애플 TV가 있으니 거실에서 시리, 애플 워치가 있으니 웨어러블에서 시리라고 단정 지을 수도 있는데, 문제는 모스버그의 지적처럼 시리에 부족함이나 약점이 너무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보면 기기와 상관없이 서비스에 연속성을 가지고, 사용자의 요구를 해결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건 클라우드의 특징이기도 하죠. 덕분에 사용자가 어느 환경에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구글 어시스턴트에 접근할 방안을 마련하는 행보를 보일 겁니다. 그건 아마존이나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이며, 아마존이 우선 에코로 인공지능인 알렉사를 배포했으나 이제는 에코가 아니라 실물은 없지만, 어디든 알렉사가 존재할 수 있도록 서드파티 개발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고, 그건 iOS 기기도 포함한 겁니다.
 
 반면, 애플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입니다. 물론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용 앱을 개발하는 등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플랫폼을 넘나들려는 시도도 해봤지만, 성과가 미미했던 것은 소프트웨어만으로 연속성을 얻지 못할 만큼 iOS조차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에 초점을 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애플이 말한 '한 회사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만든다.'의 장점인데, 인공지능 시장이 뜬다고 이제 와서 소프트웨어만 떼어 구글처럼 인공지능 플랫폼을 마련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애플이 가진 약점이 원인으로 플랫폼 역량을 빼앗겼을 때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가 아이폰을 매개체로 하는 더 상위의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죠. 그리고 플랫폼 역량이 악화한다면 당연히 궁극적으로는 아이폰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인공지능 시장에 부딪히려고 할 것이 아니라 본래 애플이 가진 강점으로 플랫폼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필자의 결론입니다. 미래의 개인 기기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아닐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스마트폰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폰이 강력한 플랫폼이라면 하드웨어 역량에서 경쟁사와 뚜렷하게 비교할 수 있는 차이를 보인다면 어떨까요? 애플은 지금처럼 저장공간으로 소비자를 고민하게 하거나 부품을 우려먹거나 혼용하는 등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닙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고착화하면서 삼성이나 LG 등을 제외하고는 가격과 디자인이 소비자의 스마트폰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며, 고가 시장에 머물러 있는 아이폰의 특징이라고는 iOS밖에 없습니다. 달리 말하면 소프트웨어의 차별점을 빼고는 아이폰을 선택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고, 소프트웨어의 차별점이 줄어든다면 지금의 아이폰 소비자도 언제든 가격과 디자인을 중점에 둔 다른 제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구글이나 아마존의 새로운 인공지능 플랫폼이 iOS라는 차별점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면 애플이 내세울 수 있는 건 아이폰이라는 기계뿐입니다. 고로 고가 시장에서 아이폰이 계속 살아남으려면 고가 제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폰이 여느 스마트폰보다 앞설 수 있는 하드웨어 단계를 보여줄 수 있다면 소비자는 iOS의 차별점이 희미해지지 않은 현재 지점에서는 아이폰을 매력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해서 소비자들을 iOS에 묶어둘 수 있고, 시리가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처럼 보이지 않는 곳을 둥둥 떠다니는 게 아닌 iOS에 갇힌 존재더라도 생명선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하드웨어 선택에서 소프트웨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쉽게 말해서 더 잘 찍히는 카메라, 더 오래가는 배터리, 더 가벼운 무게, 획기적인 그래픽 성능, 더 큰 저장공간 등이 가격과 디자인에 맞물릴 것이고, 간단하게 애플은 그 점을 극대화한 아이폰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에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를 가둘 수 있습니다.
 
 '결국, 더 좋은 아이폰을 내놓으라는 얘기인데, 뭘 이렇게 길게 말하나' 싶겠지만, 성능보다 애플의 아이폰 전략과 관계가 있습니다. 앞서 최근 애플의 아이폰 행보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는데, 분명 이익을 극대화하기에는 상기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강화하는 전략보다 현재 전략이 낫습니다. 소비자로서는 당연히 '더 나은 성능의 아이폰이 저렴하게 출시되면 좋겠다.'로 끝나지만, 애플로서는 그렇지 않기에 지금처럼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라인을 분산하고, 저장공간으로 가격 차이를 두는 등 전략을 쓰는 겁니다.
 
 하지만 모스버그가 말했듯이 다음 격전지가 인공지능 시장이라면 현재 아이폰 전략으로는 애플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하드웨어의 강점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차별점만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라인을 조정하는 것인데, 인공지능 역량에서 소프트웨어 차별점이 줄어든다면 어떤 식으로 라인을 나누어도 세일즈포인트가 없는 제품이 될 테니까요.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노키아와 다를 바 없는 회사가 되겠죠. 그러니 전략적인 부분에서 하드웨어에 세일즈포인트를 맞출 수 있도록 아이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하는게 삼성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과도기였던 시절의 삼성은 애플처럼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난리였지만, 제조사가 가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평준화하는 시점에 와서는 하드웨어 역량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가 거기서 거기라면 세일즈포인트를 삼아야 하는 건 위에서 말한 더 잘 찍히는 카메라, 더 오래가는 배터리, 더 가벼운 무게, 획기적인 그래픽 성능, 더 큰 저장공간이니 말입니다. 그러더니 과거에는 아이폰의 카메라가 더 낫다는 평가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갤럭시 S 시리즈의 카메라가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차별점이 없다면, 더 나은 카메라가 있는 갤럭시 시리즈를 구매하는 게 소비자로서는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맥이랑 사용하기에 아이폰이 더 나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고, iOS만의 매력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고, 필자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지금 아이폰에 모든 걸 쏟아붓지 못하면 iOS의 매력도 잃을 수 있다는 게 골자입니다.
 
 


 달링 파이어볼(Daring Fireball)은 아이폰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르코 아멘트(Marco Arment)의 글을 공유했습니다. 아멘트는 '만일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구글은 수년 동안 빅데이터 웹 서비스와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면 애플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유로 '애플은 블랙베리가 1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할 수 있는 걸 충분히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시장을 먼저 장악하고도 애플에 자리를 빼앗긴 것처럼 시리를 먼저 내놓고도 미래 목표가 불투명한 상태로 방치했으니까요.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멀어진 블랙베리가 하나라도 더 단말기를 판매하고자 어떤 시장만을 공략했는가 떠올리면 애플의 위치도 비슷합니다.
 
 다만, 아멘트의 글을 소개한 달링 파이어볼의 애플 전문 블로거 존 그루버는 '꼭 구글 어시스턴트 탓에 애플 기기의 수요가 감소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는데, 그 감소하지 않을 방법이 있다면 애플이 구글이나 아마존과 똑같은 방법을 쓰기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플랫폼 역량을 지킬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는 게 바르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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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 6s에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이라는 '3D 터치'를 탑재했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유행시킨 애플이었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등장은 흥미로운 것이었고, 실제 3D 터치는 몇 가지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애플, 3D 터치가 중요한 이유
 
 그러나 3D 터치는 그리 활발한 상태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도 3D 터치가 있는 아이폰과 그렇지 않은 스마트폰을 번갈아 사용했을 때 3D 터치가 필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길 때도 있으나 3D 터치에 적응하지 않은 상태라면 굳이 3D 터치를 매력으로 느낄 이유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테크인사이더는 '애플 팬들은 아이폰의 가장 강조한 기능에 감동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3D 터치라는 명칭의 디스플레이 압력을 감지하는 기능을 추가했고, 이것이 기존 터치 인터페이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인터페이스가 되리라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유명 애플 블로거 존 그루버(John Gruber)는 '3D 터치는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한 허울의 기능이다.'라고 평가했다고 테크인사이더는 전했습니다. 또한, '이것은 진정한 기능이 아니라 데모 기능이고, 깊게 우려한다.'라고 그루버는 밝혔습니다.
 
 테크인사이더의 데이브 스미스(Dave Smith)도 수개월 전에 '이론적으로는 3D 터치가 유용하게 보이고, 모든 사람이 바로 가기 기능을 좋아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빨리 수행하게 도와주는 것일 뿐,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테크인사이더는 이런 평가들과 함께 '몇 주 전에 아이폰 SE를 시험할 때, 3D 터치가 누락되었으나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아이폰 SE는 아이폰 6s 이후 등장한 아이폰인데도 3D 터치가 빠졌지만, 딱히 이를 아이폰 SE의 단점으로 꼬집는 평가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3D 터치의 가치가 형편없다는 방증이라는 겁니다.
 
 


 사실 3D 터치가 있으면 유용하다는 의견에 대다수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테크인사이더가 지적했듯이 있든 없든 큰 상관이 없는 기능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거기다 3D 터치를 한 번 더 강조할 수 있었던 아이폰 SE에 단가 문제라고 할지라도 강조했던 기능을 빼버린 건 제품 라인에서도 일관적이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덕분에 '차기 아이폰에는 3D 터치가 빠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도 생길 수 있죠.
 
 단지 필자는 그래도 3D 터치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3D 터치에 가치가 있는 건 이것이 단순한 기능이 아닌 인터페이스라는 것에 있습니다. 가령 최근의 터치 인터페이스가 아닌 터치스크린의 보급까지도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그건 하드웨어 보급의 문제였으나 스마트폰의 성장으로 보급이 늘자 터치 인터페이스의 가치도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즉, 3D 터치가 편리하다는 인식을 형성할 수만 있다면 보급이 수월한 스마트폰으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왜 굳이 3D 터치를 보급해야 하는가'인데, 응용 프로그램의 발전은 인터페이스의 발전과 항상 맞물렸습니다. 예를 들어, 마우스와 키보드의 등장에 맞춰서 PC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되었고, 스타일러스 펜이나 라이트 펜의 발전으로 그래픽 응용프로그램도 발전했으며, 터치 인터페이스는 마우스와 키보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PC 게임의 조작 방식이 비슷한 형태인 게 인터페이스 발전 탓이라는 겁니다.
 
 당장 3D 터치가 딱히 필요하지 않은 기능으로 평가는 받지만, 새로운 인터페이스 가능성을 제시한 건 분명합니다. 홈 화면에서 아이콘으로 기능을 빠르게 실행하거나 사진이나 링크를 바로 나타내는 기능뿐만 아니라 주요 앱이나 게임 등에도 활용하는 사례를 늘고 있습니다. 그저 이용자가 그것이 3D 터치를 적용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벽인데, 이용자가 인식하게 할 방법만 있다면 상기했듯이 '유용하긴 하다.'라는 평가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겁니다.
 
 그건 아이폰의 매력으로 말하는 것보다 3D 터치를 적용한 앱이 여타 플랫폼의 앱과 차이점을 두게 되게 되었을 때 다른 파급력을 나타낼 것입니다.
 
 '그렇다면 획기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돌이켜봐야 하는 건 지금은 당연한 '핀치 투 줌(Pinch To Zoom)'이라는 인터페이스 자체로 아무런 설명이 없다면 곧바로 이용자가 실행에 옮기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두 손가락을 이용했을 때 이미지 등이 하나의 객체로 확대나 축소하거나 한 손가락으로 객체를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여지를 화면상에 남김으로써 이용자가 기능을 시험할 기회를 줍니다.
 
 그래서 특별한 설명이 없더라도 핀치 투 줌을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익힐 수 있는 것인데, 3D 터치는 아직 그런 점이 부족합니다. 일관성도 그렇지만, 3D 터치를 실행한다는 명확한 표시를 제공하지 않는 게 가장 걸림돌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기능의 유용함이 3D 터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유용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거죠.
 
 


 3D 터치, 조금 포괄적으로 말하면 스마트폰 앱이 플랫폼마다 차별성을 가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이미 3D 터치를 강조했습니다.
 
 고로 애플은 준비는 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만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이 3D 터치를 포기할 여지도 있지만,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그나마 3D 터치를 느리지만 자리는 잡아가는 과정에 있는 방식이기에 애플은 올해에 3D 터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는 건 애플이 새로운 앱 생태계를 형성할 기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그건 지금까지 애플이 추구한 방식에 대한 재고의 지점을 말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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