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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
  2. 애플에 콘텐츠 제작이 큰 도전인 이유
  3. 애플, 아이폰 5se로 노리는 2가지 (1)


 웨어러블 열기가 한풀 꺾인 것 같지만, 필자는 되레 '자연스럽게 시장에 녹아들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마트폰처럼 너도나도 사겠다고 달려드는 건 아니지만,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떠올리면 상승 곡선을 그려야 할 시기는 앞으로의 3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
 
 애플 워치가 처음 공개된 것이 2014년, 벌써 1년을 관통했습니다. 그러나 차세대 애플 워치의 발표는 작년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다음 애플 워치에 대한 얘기는 무뎌집니다. 하지만 애플이 애플 워치를 단종할 계획만 아니라면 다시 애플 워치를 말할 차례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810만 대의 스마트워치가 출하되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63% 점유율의 애플은 1위, 16%의 삼성은 2위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전체 스위스제 시계 출하량은 79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수치입니다. 애플 워치가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 확대에 끼친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스마트워치가 실제 전통적인 시계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입니다.
 
덕분에 전통적인 시계 업체들도 차례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웅덩이가 IT 업체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더 커진다는 의미이고, 그런 만큼 애플도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는 스위스에 한 방 먹인 것처럼 보이지만, 애플 워치가 놓친 부분도 많고, 투자자들이 출시 전에 수천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선점이 성능 향상에만 있지 않다는 걸 방증했습니다. 기대한 수요를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는 거니 말입니다.
 
 


 지난해 스마트워치 시장이 갑자기 부풀어 오른 덕분에 소비자들이 스마트워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수월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스마트워치의 기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건 스마트워치가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게 아니라 마치 스마트폰의 용도가 초기 과도기와 다르게 전화나 메시지, 소셜 미디어 등 커뮤니케이션과 게임이나 음악, 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활용에 국한되어 최근 중저가 시장이 크게 성장한 현상이 스마트워치에서는 벌써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미 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의 용도를 알림이나 헬스케어, 결제에 놓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 기능도 아직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할 수 없는데,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이런 기능들을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받은 알림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스마트워치에서 얼마나 획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손목으로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단지 이런 고민을 쫓아가면 '시계의 작은 화면에 얼마나 많은 걸 욱여넣을 수 있을까?'라고 하는 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업체들이 경쟁력을 옮긴 게 디자인입니다.
 
 애플 워치에는 알림, 헬스케어, 결제 등 스마트워치를 지탱할 핵심적인 기능이 모두 탑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이 애플 워치에서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드물 것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 워치의 용도를 얘기한다면 '그냥 시계'라고 하는 것이 더 와 닿고, 그건 디자인 측면에 많은 강요를 하게 합니다. 그럼 좀 더 나은 외형 경쟁력을 가진 애플 워치를 내놓으면 될까요?
 
 애플 워치가 전망치인 수요에 도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격입니다. 애플 워치의 가격은 여타 스마트워치보다 비싸고, 디자인에 만족하더라도 가격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애플 워치에 대한 괴리로 나타났다는 데 있습니다.
 
 분명 애플 워치의 디자인에 만족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색상과 밴드 옵션으로 개인화한 디자인 만족도를 얻을 수도 있죠. 하지만 상기한 것처럼 스마트워치의 기능에 대한 기대는 멈춘 상태입니다. 고로 애플 워치가 스마트워치가 아닌 일반적인 시계와도 더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디자인에 완전히 만족한 게 아니더라도 기능을 써보려는 수요는 높은 가격에 부딪힙니다.
 
 그럼 가장 낮은 가격의 스포츠 모델을 고르면 될 일이지만, 이는 디자인에 대한 선택지를 좁힙니다. 기능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게 스마트워치인 탓에 디자인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건 좁아진 선택지의 남은 경쟁력이 굉장히 낮다는 것입니다. 기능을 써보려는 수요를 웨어러블 특성으로 중요한 디자인이라는 요소에서 제품을 망설이도록 하는 건 좋지 않지만, 높은 가격은 그걸 부추기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기능에 대한 만족도를 줄이는 대신 비슷한 가격대의 디자인 만족도가 높은 다른 제품으로 수요는 옮기게 됩니다. 그건 다른 스마트워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에 대한 욕구가 커진 수요라면 기능보다 디자인에서 선택지를 원하게 되므로 일반적인 시계조차 애플 워치의 경쟁자가 되는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현재 애플 워치의 가격, 기능, 디자인의 균형은 맞지 않습니다. 그게 애플 워치에 소비자가 느끼는 괴리입니다.
 
 반대로 디자인 만족도를 줄이는 대신 기능에 대한 만족감으로 애플 워치를 선택했다면 앞서 얘기했듯이 국한된 기능으로 '시계의 작은 화면에 얼마나 많은 걸 욱여넣을 수 있을까?'라는 벽에 막혀서 줄인 디자인 만족도가 낮다면 계속 착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테크크런치는 그런 점을 비꼬아서 2개월 동안 사용한 리뷰를 애플 워치를 서랍으로 던져버리는 GIF 한 장으로 해결했습니다.
 
 무작정 애플 워치의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저 1년 동안의 스마트워치 시장을 보았을 때 스마트폰과 다르게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만족도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고, 가격이라는 요소가 균형을 깨버려서 수요를 이탈하게 했다는 겁니다. 애플은 상반기에 애플 워치를 출시했지만, 하반기에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업체들은 대부분 이런 문제점을 감지하고, 시장과 타협을 보고자 했습니다. '어느 쪽이 우수한 스마트워치다.'라는 걸 떠나서 언제든 수요의 이동이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 애플 워치에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 점을 1세대 애플 워치가 간과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바로 '프리미엄 전략'입니다. 가장 높은 가격대의 애플 워치 에디션은 다수 소비자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그걸 바꿔 말하면 순전히 디자인에 만족도만 수요에 영향을 끼치는 라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애플은 그런 만족도를 끌어올리고자 애플스토어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애플 워치는 명품이다.'라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전략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을 더 극단적으로 벌려놓았고, 그건 다른 낮은 가격의 라인까지 옮겼습니다. 그 탓으로 애플은 작년 말에 괴리감을 줄이려고 아이폰을 구매하면 50달러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베스트바이, B&H, 타겟에서도 전 모델을 대상으로 100달러를 할인하는 행사로 프리미엄 전략 자체를 수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제품 발표에 앞선 할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제품의 가치가 가격에 부합한다는 프리미엄 전략이 신제품 발표로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에 들어간 거라도 그것조차 문제겠죠. 어쨌든 이런 특성을 이해한 시장에서 애플 워치의 수요는 작년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는 제품 발매 초기부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포지셔닝을 갖추는 것입니다. 개선된 제품이 등장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가격이 낮아진다면 좋겠죠. 단지 그런 요소들이 애플 워치라는 제품을 꾸준히 선택하게 할 유동적인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겁니다.
 
 


 테크크런치는 미국 소매점들의 할인 행사를 두고, '신제품 출시로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점유율 확대를 원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수요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이 이런 행보를 차세대 애플 워치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라면 더 낮아진 가격의 애플 워치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낮아진 가격에 대한 기능과 디자인의 균형일 것입니다.
 
 웨어러블 시장이 고착화하는 단계에서 알 수 있는 건 '이 시장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좀 더 뒤로 가서 PC 시장과도 다르다.'입니다. 수요를 관측하는 데 있어서 훨씬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장이고, 애플이 그다음 단계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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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마존 등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은 점점 심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통적인 제작사를 짓누르진 못하지만, 자체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으로 외부 콘텐츠를 수급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죠.
 


애플에 콘텐츠 제작이 큰 도전인 이유
 
 애플도 오랜 시간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애플 뮤직이나 애플 TV를 통해서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건 최근입니다. 오히려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 등 업체보다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는지 충분히 증명된 상태여서 인지 애플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모양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로는 6편으로 구성한 드라마이며, 프로듀서 겸 래퍼인 닥터 드레의 자전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닥터 드레는 제작에도 참여합니다.
 
 하지만 해당 드라마는 매년 20편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약속한 넷플릭스와 다르게 본격적으로 애플이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한다는 실마리는 아닙니다. 알려진 바로는 제작 중인 드라마는 닥터 드레가 개인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이며, 그도 애플의 임원이지만, 애플 TV처럼 복합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그 탓으로 애플 TV나 아이튠즈 스토어로 유통하는 것이 아닌 애플 뮤직을 통해서만 드라마가 제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지 자체적인 콘텐츠가 서비스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건 여러 사례로 잘 알려졌고, 드라마를 애플 뮤직에만 배포하더라도 성과에 따라서 애플 TV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둘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자체적인 콘텐츠가 경쟁력이고, 애플이 새로운 차별점을 마련해야 하는 지점이기에 자체 콘텐츠 제작을 시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지지부진한 애플 TV 사업에 다른 계획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자체 콘텐츠라는 시도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애플에 아주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제작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기업 이미지까지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태 애플이 콘텐츠 제작을 아예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사실상 제품 발표 현장이나 자체 컨퍼런스도 콘텐츠 형태로 배포하고 있으며, 아이튠즈 페스티벌도 대표적인 애플의 콘텐츠입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와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사업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애플의 키노트 영상 등은 애플 제품을 이용하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찾을 것입니다. 내용이 궁금하니 직접 찾을 수도 있을 테고, 그런 수고를 덜고자 팟캐스트에 자리를 마련해둔 것이죠. 문제는 평소 팟캐스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키노트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팟캐스트를 실행할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와 영화는 다르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키노트 영상은 애플이 굳이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찾아서 소비할 만큼 폐쇄적인 콘텐츠입니다. 애플이 할 일은 그냥 팟캐스트에 올려두는 거죠. 물론 드라마나 영화가 아주 재미있고,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면 그걸 빌미로 애플 TV를 구매하여 보려는 소비자도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콘텐츠 내용을 검증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수요를 마련할 수 있는 폐쇄적인 콘텐츠와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없는 탓에 대외적인 홍보가 꼭 필요한 콘텐츠는 다릅니다. 애초에 자체적인 콘텐츠가 애플 TV의 판매를 촉진할 목적에 있다면 애플 TV가 없는 소비자가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애플 TV를 선택하게 할 넉넉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런 대외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광고를 내놓긴 하지만, 그 흔한 소셜 미디어 계정조차 최근에서야 분야별로 계정을 생성하는 등 더 많은 홍보 방법을 찾지 못해 안달난 여타 업체들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자사가 진행하는 행사에서만 제품을 발표할만큼 폐쇄적이죠.
 
 그러나 아이폰을 파는 것과 다르게 콘텐츠 소비는 훨씬 더 빨리 이뤄지는 탓에 최근에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을 때부터 과정을 홍보 자료로 내놓거나 최소 2~3편 이상의 예고편, 관련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진행합니다. 그건 스트리밍 업체 중 자체 콘텐츠 제작의 선두에 있는 넷플릭스도 다르지 않습니다. 고집스럽게 비밀 주의를 내세운 기존 전략은 콘텐츠 제작 사업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고로 애플은 기존 전략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만한 끝내주는 콘텐츠만 제작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콘텐츠 사업에서만은 대외적인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타협을 해야 합니다. '알아서 하겠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적이 없었던, 정확히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와 계속 마주했던 애플의 시도하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건 애플에더 큰 도전이 되겠죠.
 
 


 사실 애플의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은 몇 가지 전제가 더 필요합니다. 콘텐츠를 배포할 수단이 애플 TV뿐이라면 그다지 매력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이익을 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적어도 넷플릭스처럼 별도의 모바일 앱을 제공하거나 최근 안드로이드용 앱을 제공하는 맥락은 따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굳이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우자 이에 넷플릭스에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응해야 하는 제작사들의 외부 콘텐츠를 더 수급함으로서 차별점을 가질 방법도 존재합니다. 이미 애플은 HBO와도 제휴했으며,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외부 콘텐츠조차 제대로 수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야 겠죠. 단지 마지막 수단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그냥 애플 TV 사업을 접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나선다면 전략적인 측면에서나 애플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습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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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치중한 분위기입니다. 스마트폰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중저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이 작고, 새로운 고가 제품에 추가하는 기능이 차별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스마트폰의 사용 용도가 명확해진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폰 5se로 노리는 2가지
 
 애플은 중저가 라인 전략을 구세대 제품을 계속 판매하는 것으로 대체했지만, 2013년 출시한 아이폰 5c는 최초의 파생 모델로서 기존 아이폰 전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애플이 아이폰의 라인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단초인 제품이었죠. 그리고 다시 새로운 파생 모델에 대한 뜬소문이 등장했습니다.
 
 


 이달 초, 9to5Mac은 '애플이 4인치 크기의 아이폰인 아이폰 5se를 3월 15일 행사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소식으로는 A9 프로세서, 나아진 카메라, 애플 페이 등 향상한 기능을 탑재하며, 16GB와 64GB 저장 공간으로 나뉘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 공개가 될지 두고 봐야겠으나 애플 CEO인 팀 쿡도 '작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고, 작년부터 떠오른 뜬소문이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강세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아이폰 5c와 비슷한 파생 모델 전략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12%가량 감소했습니다. 유가 하락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아이폰 판매량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입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아이폰의 가격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가격 인하로 판매량이 증가할 수는 있으나 높은 마진으로 뽑아낸 이익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고가 라인의 가격 인하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생각해볼 방법이 아이폰 5c와 같은 파생 모델 전략인 거죠.
 
 문제는 파생 모델 전략이 지속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아이폰 5c에서 확인했고, UBS의 분석가 스티브 밀루노비치(Steve Milunovich)는 보고서를 통해서 '아이폰 5se의 판매가를 500달러라고 했을 때, 아이폰 6 판매량 중 500만 대 가량을 잠식하고 매출 중 30억 달러 수준을 훔칠 것'으로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대신 출시 첫 12개월 동안 78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하고, 영업 마진을 25%로 계산했을 때 19.5억 달러의 이익을 창출하여 세율을 적용하면 15억 달러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12개월 동안 3,0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을 전제하여 아이폰 6의 판매량 감소로 줄어드는 이익을 아이폰 5se가 더 많은 판매량과 동시에 새로운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본 것입니다.
 
 필자는 여기에 몇 가지 전제가 더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아이폰 5se를 출시한다면 큰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인도이고, 두 번째는 교체 주기입니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뜨고 있는 시장입니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도'를 내세워 인도 제조업 부흥을 꾀하고 있는데, 아이폰을 생산하는 업체인 폭스콘도 인도에 공장을 설립했고, 애플은 인도에 애플스토어 설립하고자 인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기술 개발 센터를 건립하는 등 인도를 공략하고 있죠.
 
 그러나 인도의 대졸 평균 임금은 400달러 수준이라서 소비자는 아이폰 구매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이폰 5se를 인도 시장을 노린 제품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뜬소문대로 A9 프로세서를 탑재한다면 보급형 제품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밀루노비치의 분석이라면 500달러의 아이폰 5se가 아이폰 6를 잠식한다는 것인데, 현재 보급형 라인인 아이폰 5s의 32GB 모델 가격이 500달러이고, 아이폰 6의 16GB 가격은 549달러입니다. 그런데 아이폰 6에는 A8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므로 만약 아이폰 5se에 A9 프로세서를 탑재한다면 파생 모델이면서 아이폰 6보다 나은 성능에 아이폰 5s의 가격을 가지는 것이 됩니다.
 
 아이폰 5se의 출시에 따라서 아이폰 6의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아이폰 6의 포지셔닝은 아주 애매해지죠. 그래서 필자는 오히려 아이폰 5se의 출시에 따라서 아이폰 6를 단종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5se의 평균 가격이 500달러라면 아이폰 5s의 가격 정책을 따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500달러라도 주목하는 시장인 인도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그건 아이폰 5s에서 증명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폰 5se로 아이폰 6를 대체하는 대신에 아이폰 5s의 가격을 좀 더 낮추는 방향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나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아이폰 5s를 놔두고, 아이폰 6를 단종한다는 게 어리둥절할 수 있지만, 과거 애플은 아이폰 5를 단종하고, 아이폰 4s를 유지하면서 아이폰 5c를 중간 라인에 끼워 넣은 전례가 있습니다. 출시한 지 2년이 넘은 제품을 1년 더 보급형 제품으로 유지하고, 1년 된 제품을 단종하여 가격은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었죠.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폰 5c가 아이폰 5의 성능과 같았던 것과 다르게 아이폰 5se는 스크린 사이즈가 작아지는 대신 현세대인 아이폰 6s의 프로세서를 탑재한다는 것이므로 아이폰 5c보다는 좀 더 높은 위치의 중간 라인을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달라진 이 중간 라인은 신흥 시장보다 기존 시장의 중저가 경쟁에 적합합니다. 이게 두 번째 이유인 교체 주기인데, 시장이 과도기 상태일 때 아이폰의 교체 주기는 1~2년 정도였습니다. 통신사 약정이 2년이고, 애플은 1년마다 신제품을 출시했기에 약정 기간에 맞추어 새로운 아이폰을 구매하기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저가 시장이 부흥하고, 신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낮아지자 교체 주기는 2~3년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대형 통신사들은 2년 약정 플랜을 폐지하기 시작했죠.
 
 통신사의 이런 정책에 애플은 지난해 새로운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아이폰 구매자가 일정한 요금을 내면,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을 때 기존 기기를 반납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입니다. 이는 늘어난 교체 주기를 앞당겨서 판매량과 이익을 가져오는 방안인데, RBC캐피탈의 조사로는 6,400명 중 20%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요한 건 주요 시장의 마지막 4인치 모델이었던 아이폰 5s 이용자가 교체 주기인 2~3년 사이에 껴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아이폰 5se가 없다고 가정하면 다음 교체 모델은 아이폰 6가 되었을 겁니다. 2~3년 동안 아이폰 5s를 사용했다면 '신제품에 대한 구매 욕구가 크지 않은 수요'라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문제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신제품의 교체 주기는 당길 수 있지만, 이런 구세대 제품을 이용하는 수요의 교체 주기는 앞당길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무엇보다 해당 수요가 큰 화면에 대한 욕구가 컸다면 이미 아이폰 6나 아이폰 6s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다는 건 화면 크기에 대한 수요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하고, 아이폰 6나 아이폰 6s가 구세대 라인이 되었을 때 해당 수요가 당연하게 아이폰을 교체할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신제품, 즉, 새로운 기능에 대한 수요도 아니고, 화면 크기에 대한 수요도 아니라는 건 더 긴 교체 주기를 유지할 여지가 아주 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뜬소문의 아이폰 5se가 등장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500달러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려면 3D 터치 등의 기술을 빠졌으리라 예상합니다. 다만 아이폰 5s를 사용하는 데 화면 크기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 더 빠른 처리 속도를 원한다면 아이폰 5se는 매력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니 신제품 교체를 위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현 세대 프로세서라는 점에서 신제품을 구매한 느낌도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능에 대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에 기존 사용하던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랜이라면 중저가 경쟁에서 다수 수요를 계속 아이폰에 머물게 할 수 있겠죠. 여기서 한 가지 더 애플이 이득을 본다면 느려진 교체 주기로 애플 페이처럼 선점이 필요한 사업도 함께 성장이 느리다는 건데, 아이폰 5se에 애플 페이를 탑재하면 느렸던 교체 수요까지 곧장 애플 페이에 포함할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면, 애플이 아이폰 5se를 출시한다면 아이폰 6를 단종하고, 아이폰 5s의 가격을 낮춰 인도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아이폰 5se는 신흥국을 대상으로 하기보단 기존 주요 시장의 느려진 교체 주기를 앞당기는 포지셔닝이 되는 거죠.
 
 당연하게도 실제 아이폰 5se가 뜬소문처럼 등장하리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대신 그 전제라면 아직 인도 시장에 애플 페이를 도입하려는 계획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폰 5se에 애플 페이를 탑재한다는 건 타당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기한 것처럼 아이폰 6와 라인이 애매해지는 문제도 있다면, '아이폰 5se는 신흥 시장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는 명제가 옳다고 봅니다.
 
 이제 애플이 내달, 4인치의 아이폰을 손에 들고 나타날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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