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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MS, 타 플랫폼에 MSN 앱을 선보이다


 MS의 윈도폰 전략은 망했습니다. 화웨이는 '윈도폰으로 돈을 번 회사는 없다.'면서 더는 윈도폰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모바일이 핵심적인 위치에 놓이지 못하면서 상황이 악화한 탓입니다. 순전히 MS의 문제였죠. 하지만 최근에도 문제가 더 악화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MS, 타 플랫폼에 MSN 앱을 선보이다
 
 스티브 발머와 사티야 나델라 CEO의 전략을 뚜렷하게 다릅니다. 발머 경쟁 업체의 플랫폼을 전혀 수용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꼭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MS의 상황이 독단적이어서는 모바일에서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웠음에도 발머는 밀고 나갔습니다. 그런 성향은 CEO를 떠난 지금도 진행형인데, NBA LA클리퍼스 구단을 인수했고, 구단에 있는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나섰습니다.
 
 


 MS는 지난 9월, MSN 서비스를 개편했습니다. 총 10개 부문으로 나눠 정보를 제공하고, 자사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적인 포털 서비스를 표방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어울리는 인터페이스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리고 빙 앱을 MSN 앱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윈도 앱 브랜드를 출범했습니다.
 
 MS가 MSN을 개편하고, 모바일에 맞도록 정비한 것은 여태 MS가 모바일에서 기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태 모바일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사업을 하는 건 알겠으나 애플이나 구글처럼 왜 모바일 사업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시장이 모바일로 옮겨가니 기존 기반으로 파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응했을 뿐이죠.
 
 그러나 MS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거기서 나델라의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MS는 iOS, 안드로이드 용 MSN 앱을 출시했습니다. 뉴스, 푸드, 건강, 스포츠, 금융으로 나눈 5개 앱을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아마존 앱스토어에 내놓았고, 이후 날씨 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미 MSN 개편 당시 계획했었던 것이므로 갑작스러운 건 아니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MS의 모습은 놀랍습니다.
 
 중요한 것은 MS가 이렇게 경쟁 플랫폼을 수용하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파악했을 때, MS의 앞으로 모바일 전략을 가능할 수 있겠죠.
 
 


 MS가 경쟁 플랫폼을 수용하기 시작한 건 MSN 앱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iOS, 안드로이드 용 오피스를 파격적인 기능을 무장한 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iOS와 안드로이드에 자사 가상 비서 시스템인 코타나를 탑재한 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단지 MSN 앱으로 MS가 타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걸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전의 MS는 자사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 가두고, 그것으로 소비자가 자사 플랫폼을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는데, 문제가 있었다면 모바일에서는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에서 고객이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자사 플랫폼에 스스로 고립된 것입니다.
 
 나델라는 CEO로 취임하자마자 이런 상황을 뜯어고치고자 했는데, 그가 생각하는 바는 소비자가 자사 모바일 플랫폼을 거들떠보지 않으므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고, 모바일에서 MS가 어떤 위치인지 소비자가 확인했을 때 다시 자사 플랫폼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겁니다.
 
 즉, 타 플랫폼에 자사 제품을 출시하여 고객이 모바일 환경의 MS 제품을 먼저 써보도록 하는 걸 핵심으로 판단한 것이죠. 사실 기존 MS 정책은 윈도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MS의 모바일을 경험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아무리 좋다고 광고하더라도 모험할 소비자가 많을 수 없었습니다. 기존의 애플이나 구글의 모바일 경험에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MS의 강점은 PC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고, 소비자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더라도 PC는 대다수 윈도를 사용합니다. MS는 단지 이를 연결하여 플랫폼을 다른지만, MS의 경험을 PC와 모바일에 동시에 제공할 수 있고, 만약 PC와 모바일의 통합한 경험에 만족한 소비자를 늘릴 수 있다면 그 만족도를 윈도폰으로 옮길 여지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이건 모험이 아니죠.
 
 


 MS는 기존 급하게 대응하는 모바일 전략이 아니라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필자는 MS가 이전 상태를 꾸준히 유지했다면 모바일이 문제가 아니라 PC의 파이도 빼앗겼으리라 생각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의 전략을 명백하게 모바일을 기반으로 맥이나 크롬 제품의 판매량을 올리는 쪽이었고, 실제로 맥과 크롬북의 판매량이 오르는 동안 윈도 PC 판매량을 미끄러졌죠.
 
 하지만 MS의 이런 전략은 PC를 기반으로 모바일 판매량을 올리는 쪽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멀리서 보면 '애플이나 구글이 윈도 점유율을 어떻게 따라잡는다는 거야?'처럼 'MS가 안드로이드와 iOS 점유율을 이제 와서 따라잡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MS가 모바일에 기점이 될 전략을 찾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게 성공하든 하지 않든 MS가 모바일에서 해볼 만 해졌다는 거죠. 내세우는 하드웨어는 없지만, PC와 모바일을 통합할 여지를 타 플랫폼에서 찾았으니까요.
 
 이는 발머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나델라의 역량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