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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또 뉴스 앱 개발 중


 퓨 리서치 센터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조사 대상자의 10명 중 6명이 일부 정치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서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기존 언론 매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능동적인 소비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또 뉴스 앱 개발 중
 
 기존 언론 매체들은 이제 소셜 미디어가 없이 뉴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버즈피드나 복스미디어 산하의 신규 매체들은 소셜 미디어 활용이 더디더라도 충분한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로서 둘의 사이를 채우면서 더 많은 콘텐츠를 끌어올 방법을 연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뉴스 앱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에 나온 뉴스 앱은 트위터와 비슷한 형태이며, 사용자들이 원하는 미디어를 선택하여 트위터처럼 팔로우할 수 있고, 팔로우한 미디어의 소식을 속보 형태로 100자 미만의 내용을 포함한 링크가 알림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림은 미디어마다 설정할 수 있으며, 쉽게 설명하면 트위터의 팔로우 대상을 미디어에 한정하여 단일 앱으로 제공하는 것이 페이스북의 새로운 뉴스 앱이라는 겁니다.
 
 이 밖에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개념으로만 핵심을 짚을 수 있으며, 현재 준비 중인 뉴스 주제는 스포츠나 정치 등 기본적인 것부터 대법원 판결 등의 내용도 포함한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보면 트위터처럼 팔로우 접근이 쉽다고 했을 때 소수의 전문 미디어 등의 소식도 새로운 뉴스 앱으로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이전에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s)이라는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버즈피드 등과 제휴하여 뉴스를 받는 형식으로 페이스북을 통해서 뉴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런데도 또 다른 뉴스 앱을 출시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인스턴트 아티클 이전에 페이스북이 출시한 다른 뉴스 앱도 있습니다. '페이퍼(Paper)'입니다. 페이퍼는 뉴스 전용 서비스로 보기 어렵고, 플립보드처럼 일종의 리더 앱으로 보는 게 맞겠지만, 어쨌든 여러 주제를 나열하고, 페이스북 내 활동까지 통합한 정보로 취급하여 하나의 앱에 담았다는 게 중요합니다. 페이스북 앱보다 페이퍼를 이용하는 게 뉴스에 더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다시 뉴스 전용인 인스턴트 아티클을 출시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용자가 많으니 별도의 앱으로 이를 제어하고자 하는 건 이해할만한 부분이죠.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뉴스 앱을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인스턴트 아티클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콘텐츠 수급도 그렇지만, 딱히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을 자사의 핵심적인 뉴스 서비스라고 할 만큼 관심을 둬 주지 않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그럼 새롭게 출시할 뉴스 앱이 그런 존재일까?
 
 필자는 여기서 페이스북의 뉴스 전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페이퍼나 인스턴트 아티클로 보자면 페이스북은 뉴스 소비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없습니다. 10명 중 6명이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면 굳어 더 긁어모으고자 막대한 투자를 할 필요까진 없으니까요.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사용자들이 과연 능동적으로 페이스북의 뉴스를 소비하는가 하는 겁니다. 그런 사용자도 있겠지만, 페이스북 웹 페이지나 앱에서는 뉴스를 능동적으로 쉽게 소비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뉴스피드에 나열한 정보들을 습득하면서 뉴스를 겸하게 되는 것이지, 만약 페이스북에서 능동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려면 뉴스를 제공하는 계정이나 페이지를 찾아 들어가야만 합니다.
 
 이게 페이스북이 여러 개의 뉴스 앱을 출시하는 이유입니다. 먼저 뉴스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서 페이스북 자체를 뉴스를 소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건 제품의 성질이 바뀌는 문제도 있지만,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뉴스를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페이스북에는 과제인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뉴스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 뉴스에 더 많이 반응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퍼, 인스턴트 아티클, 그리고 개발 중인 앱, 3가지는 똑같은 뉴스 앱이지만, 제공 방식에 큰 차이를 둡니다. 페이퍼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게 하고, 인스턴트 아티클은 모아놓은 것으로 뉴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며, 새로운 앱은 속보 속성을 가졌습니다. 고로 페이스북의 뉴스 이용자 중 능동적인 사용자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뉴스에 접근하는가 서비스마다 확인할 수 있으며, 능동적이지 않은 사용자가 있더라도 이들이 어떤 서비스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까 시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소셜 미디어로 소비하는 형태를 파악하는 건 앞으로 페이스북이 뉴스 전략을 플랫폼의 성질을 바꾸지 않고도 공고히 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스턴트 아티클이 큰 성과를 내지 않았음에도 다시 새로운 뉴스 앱을 개발 중인 것이며, 주요 서비스가 되지 않더라도 접근 방식 자체는 두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에 뉴스란 콘텐츠 영역을 한 축입니다. 그건 사진이나 동영상 콘텐츠와 마찬가지이고, 물론 사진과 동영상으로 작성한 뉴스도 있기에 콘텐츠들이 페이스북 안에서 맴돌게 하려면 뉴스를 붙잡아 둬야 하는 건 맞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 뉴스 전략에 어떤 의의가 있는가 보면, 지금 기존 언론사들은 디지털 대응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양한 방식의 뉴스 제공 서비스를 제시하면 뉴스 발행을 자사의 디지털 대응에 맞춰서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사용자의 소비 형태를 파악하는 것과 함께 콘텐츠 제공자를 묶어둘 방법도 되므로 장기적으로 뉴스 제공 방식이 페이스북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하면 콘텐츠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굳힐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한 실험인 거죠.
 
  페이스북의 이런 움직임은 현재 준비 중인 앱뿐만 아니라 또 다른 뉴스 앱의 등장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혹은 해당 앱들의 요소를 페이스북 앱에 포함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