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_Wired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SMS 이용가 거의 사라진 우리나라에서는 140자 제한에 걸리는 일은 매우 줄어들었을 겁니다. SMS 표준에 따라서 140자 제한을 내건 트위터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죠.
 


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풀어야 하는 이유
 
 하지만 140자 제한이 트위터의 장점이거나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이었던 건 아닙니다. 트위터를 모방한 여러 서비스가 비슷하게 140자 제한을 도입했지만, 실상 이용자들은 왜 제한적인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의심을 하여야 했습니다. 단지 트위터는 초기부터 제한을 유지한 탓에 다른 서비스에서는 큰 불편으로 작용한 것이 140자가 되레 트위터만의 확고한 정체성이 되어버렸습니다.
 
 


 트위터가 자사 서비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140자 제한을 1만 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짧은 콘텐츠가 대부분인 소셜 미디어에서 1만 자까지 허용한다는 건 사실상 제한이 없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앞서 트위터는 작년 8월에 다이렉트메시지(DM)의 140자 제한을 1만 자로 늘린 바 있습니다. 이를 확대하여 140자 이상의 트윗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으로 해당 정책은 올해 3월쯤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사소한 정책 변경이 트위터 위기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마켓뷰(TechMarketView)의 리처즈 홀웨이(Richard Holway)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모델 S의 가솔린 버전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라면서 '도대체 1만 자의 긴 트윗을 허용하는 것이 무슨 차별화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분석가 제프 케건(Jeff Kagan)도 '꼭 성장을 추진하고자 자신들의 정체성을 변경해야 하는가?'라면서 '140자는 그냥 단순한 숫자이지만, 설립 이후부터 트위터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나는 트위터가 자신의 브랜드를 비틀지 않길 바란다. 이익을 높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만큼 140자가 트위터에 가지는 의미가 깊다는 겁니다. 그 깊은 의미를 들어내는 건 과감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서비스의 본질을 해칠 수도 있기에 우려하는 것입니다. 만약 트위터가 경쟁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비슷해진다면 고유성이 사라진 서비스를 누가 이용하겠느냐는 거죠.
 
 


 하지만 필자는 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풀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저 140자가 단점인 탓은 아닙니다. 트위터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다시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140자가 트위터의 정체성이자 또 다른 이름인 건 맞습니다. 다만 140자가 아닌 1만 자가 되면 이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다? 오히려 트위터의 정체성을 연장할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애초에 트위터를 모방했던 140자 서비스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그건 트위터에 대적하지 못했을뿐더러 140자가 트위터의 경쟁력이 아니었다는 걸 방증합니다.
 
 그러나 트위터는 성공했습니다. 초기에 피처폰을 이용한 트윗은 획기적이었고, 거기에 이끌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트위터의 이용은 장문의 블로그 글이 아니라 간단하게 자기 생각을 전달하거나 주변 사건을 설명하는 등 정보로 채워졌습니다. 이게 트위터의 본래 정체성이었지만, 스마트폰 보급으로 140자를 굳이 지킬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도 140자 제한이 남은 상태였기에 트위터를 이용하는 방법 자체가 140자에 고정된 것입니다.
 
 SMS로 담벼락에 글을 남길 수 있는 기능은 페이스북도 선보였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정보 중 짧고, 빠른 전달을 요구한다면 트위터처럼 포스팅할 수 있게 2009년에 도입했는데, 기존 페이스북의 정체성은 트위터처럼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전달이 아니라 주변 친구나 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똑같은 SMS 포스팅이라도 활용 방법이 달랐습니다.
 
 고로 당장 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푼다고 해서 어떻게 페이스북처럼 되리라 생각할 수 있는가가 요지입니다. 트위터의 정체성은 140자로 대변되지만, 이미 이 서비스는 짧은 문장과 빠른 전달력, 페이스북의 답글과는 다른 리트윗이 세부적으로 잡아주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충분히 고착화한 사용 형태가 있으므로 140자가 빠지더라도 트위터가 어떤 서비스인가에 대한 인식이 흐려지지 않으리라는 겁니다.
 
 140자 제한이 풀린다고 해서 트위터에 장문이 범람하리라고 본다는 게 아이러니입니다. 페이스북이 SMS 포스팅을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 페이스북에도 트위터와 비슷한 짧은 문장의 전달이 대부분이었던 탓이라는 걸 생각하면 트위터의 정체성이 140자에만 있다고 볼 수 없으니 말입니다.
 
 대신 140자 제한이 풀리면서 여전히 짧은 글이 늘더라도 가끔 긴 문장을 요구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서 트위터는 훨씬 유연해질 것입니다. 현재는 긴 문장을 트위터로 전달하려면 다른 매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건 작성자도 그렇지만, 보는 사람도 페이지를 넘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꼭 긴 문장을 쓰고 싶으면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도 있잖아?'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상기했듯이 트위터의 정체성은 140자에 있는 게 아니라 전달 방식에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긴 문장을 전달하는 파급력이 페이스북보다 트위터가 강하다면 반대로 140자 제한에 걸려 페이스북을 이용했던 이용자들이 트위터의 전달 방식만 놓고 돌아올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그 덕분에 이용자 증가율을 회복한다면 트위터에 쌓이는 140자 수준의 짧은 글도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겠죠.
 
 


 필자는 140자가 트위터의 경쟁력 있는 정체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대표는 할 수 있겠지만, 명백한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에 기존 열혈 트위터 이용자라면 '우린 짧은 140자의 정보를 보려고 트위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겁니다. 140자가 트위터의 경쟁력이자 정체성이라고 말이죠.
 
 다만 그것만을 정체성으로 인식하게 된 현재 트위터는 고인 물이 되었습니다. 트위터의 다른 특징인 전달력이 고인 물에서만 헤엄을 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트위터 다른 정체성을 건들지 않으면서 고인 물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140자 제한을 푸는 건 가장 트위터의 색을 지우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제 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실제 풀어놓게 될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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