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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akao

카카오 플랫폼, 가능성의 무게보단 도전의 의미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많은 도전을 보아왔지만, 그 가능성을 염두해두진 않습니다. 도전은 쉬운 것이 아닌 어려운 것에 맞서는 승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도전의 가능성에 대한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카카오 플랫폼, 가능성의 무게보단 도전의 의미


 카카오는 많은 것을 해왔습니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민적인 스마트폰 메신저와 카카오스토리라는 모바일 SNS를 성공시켰으며,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등을 끌어올린 카카오게임은 하반기 국내IT 이슈 중 단연 화제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런 카카오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합니다.

 카카오의 도전에 대한 포부를 어제 열린 '카카오 블로거 데이'에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도전에 대한 성과



  카카오는 매번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기사 척박한 초기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모든 것이 도전이었기에 그 도전자체보다는 거듭되는 성과가 매번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카카오톡의 누적 가입자는 6천6백만명, 일 평균 방문자는 2천700백만명이며, 일 최대 메세지 전송 건수는 42억건에 달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 하루 카카오톡에 접속하는 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엠엔톡, 왓츠앱들에 부딫혀 제 빛을 발휘 할 수 있을까 염려되던 카카오톡의 성장은 눈부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흑자를 내기까지 우여곡절이 있긴했지만, 이런 성장이 밑거름이 되어 흑자를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선물하기, 플러스친구, 이모티콘, 게임, 카카오스타일 등을 선뵈 수익모델 장출을 꾀했는데,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으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플랫폼으로의 성장이 도전이라면, 매출 상승이나 파트너 증가 등은 성과라고 할 수 있는데, 카카오가 진행해온 이런 서비스들이 항상 회의적이고 수익모델로써의 시선으로 비춰져 '도전'이라는 부분이 가려졌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마 카카오는 '우리의 도전을 봐주십시오'를 외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 결과물이 '카카오페이지', '채팅플러스', '스토리플러스'라는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규 플랫폼



 '채팅플러스'와 '스토리플러스'는 기존의 채팅과 스토리 서비스를 확대하여 비즈니스 모델로 조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기존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있어왔고 그 사례를 좀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선된 것인데, '채팅플러스'의 경우 API와 SDK를 제공해 다양한 서브파티 업체들이 참여하여 카카오톡의 채팅서비스에 부가적인 기능을 탑재해 공유할 수 있도록 제공됩니다. 이는 좀 더 오픈된 환경에서 다양한 서브파티 서비스가 카카오톡과 합쳐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토리플러스'는 카카오스토리에 플러스친구를 덧붙인 확장격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데, 기존 카카오스토리를 기업이나 중소매업체들이 홍보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던 것을 바탕으로, 이를 직접적으로 도입하여 기업, 중소매업체들이 소식을 피드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 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채팅플러스나 스토리플러스도 중요했지만, 가장 중점이 되고, 관심을 모았던 것이 바로 '카카오페이지'입니다. 이름만 가지고는 페이스북의 '페이지'가 연상되는데, 페이지와 같은 피드 서비스가 아니라 '컨텐츠 유통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카카오가 컨텐츠를 유통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창작자'가 '카카오페이지 컨텐츠를 제작'하고, '카카오페이지에 컨텐츠를 등록 후', '사용자가 이를 구입'하고, 구입한 '컨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 카카오페이지 프로모션 영상 >



 컨텐츠는 '웹에디터'라는 카카오가 직접 제공하는 웹툴도 제작하게 되며, 이북, 만화, 카달로그, 레시피, 강좌, 뉴스 등 다양한 컨텐츠의 제작과 유통이 가능합니다. 컨텐츠 제작에 대한 조건은 없으며, 가이드라인만 만족한다면 누구나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제작 된 컨텐츠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한 유통으로 판매되게 되는데, '유료판매'로 진행 됩니다. 이 판매수익은 애플이나 구글 등의 기반 플랫폼 업체가 30%를 가져간다는 전제로 나머지를 카카오가 30%, 컨텐츠 제작자가 50%를 나눠가지게 됩니다.


 네이버가 검색을 기반으로 카페나 지식인, 블로그 등 무료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뒤 이를 광고 모델로 전환한 것과 달리 애초부터 유료 판매를 계획하겠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익성'을 먼저 생각했다기보단, 무료라는 관점에서의 컨텐츠와 비교해 돈을 지불하더라도 가치를 높힐 수 있는 좀 더 퀄리티가 높은 프리미엄 컨텐츠의 생산을 먼저 추구하는 것임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카카오의 도전



 기존 국내의 플랫폼 사업을 진행했던 서비스나 업체들을 돌이켜봅시다. 대부분이 웹을 기반으로 하면서 웹에 기초하지 못해 도태되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밀렸었습니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카카오는 왜 웹서비스를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모바일에서의 플랫폼이 과거 웹플랫폼에서처럼 실패하지 않으려면 어떤 이해와 서비스가 필요한가'를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 결과가 이 신규 플랫폼입니다.


 승승장구하는 카카오처럼 보이지만, '카카오수다'나 '카카오링크' 같은 실패하거나 성과가 없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카카오수다와 카카오링크의 기본 바탕은 '카카오스토리'와 '채팅플러스', '스토리플러스'에 묻어나있습니다. 과거의 도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깔끔하게 새로 구축시켰다는 겁니다. 이는 웹이 아닌 모바일만으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해왔다는 반증입니다. 좀 더 오픈적이지만 비즈니스적인 전략 구성과 짜임새의 보강이 충분한지는 모르겠으나 이루어졌다는 것을 세가지 서비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카카오의 이런 도전이 실제 성과로 나타날 수 있느냐 입니다. 이렇게 비즈니스적 구성까지 짜맞췄는데 성과가 없다면 카카오수다나 카카오링크와 같은 전략적 실패를 거듭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과거 웹서비스들처럼 도태해버겠죠.


  그렇지만 성과의 여부와 달리 카카오의 도전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한정적인 모바일 환경만을 가지고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는 것과 이에 대한 도전만을 계속해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카카오의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가능성'을 논하기 보다는 '도전'을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웹을 배제하고 모바일만으로 이런 플랫폼 환경을 제공하려 했던 업체가 있나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몇몇 중에도 카카오와 같이 전체적인 컨텐츠 사업을 동반하려는 업체는 아예 없습니다. 결국 웹부터 찾고 시작하죠. 내년 카카오톡의 PC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나, 중심은 모바일에 있다는 점이 분명 다른 업체들의 시도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해보지도 않은 것을 '가능성이 있다, 없다'로 평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모해 보일지라도 말입니다. 다만, 이런 카카오의 도전이 성과로써 나타나게 된다면 그때는 카카오에 대한 미래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해왔던 걸 생각해본다면 모바일 플랫폼에 안착할 때까지 뒤엎고 새로 구축하고를 반복할 것처럼 보입니다. 그걸 누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카카오는 아직 이 '카카오 플랫폼'에 있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입니다. 일단 많은 파트너들의 참여와 그 파트너들의 성과가 먼저 나타나야 할 것이며, 애플이나 구글의 갑위치에서의 가이드를 조절하여 카카오 플랫폼이 모바일에 정착 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컨텐츠 유통 과정상의 투명성, 웹을 끼고 있는 타컨텐츠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상회할 수 있어야 하는 등의 온갖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련을 실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 혹은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응원을 보낼 것인지는 개인차에 달려있겠지만, 그 도전을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카카오는 2013년 도전의 화두를 이미 던졌고, 도전에 몸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