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아주 빠르게 테스트하곤 합니다. 실제 페이스북의 기능이 크게 많아 보이지 않지만, 들여다보면 상당히 많은 기능이 자리하고 있으며, 어느 순간 추가되거나 빠지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나중에 읽기'였죠.
페이스북 리더(Reader)의 단서, '나중에 읽기'
올해 6월, 페이스북은 몇몇 미디어 매체를 대상으로 이벤트 초대장을 발송했습니다. 초대장이 발송되기 직전에 페이스북이 RSS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코드를 찾아냈는데, 덕분에 여기서 드러날 서비스가 RSS일 것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초대장으로 밝힌 것은 '매우 작은 팀'이라는 것과 '큰 아이디어'라는 것이 전부였고, 행사 내용에 대한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으므로 조용히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단서가 포착되었습니다.
나중에 읽기
All Things D는 페이스북이 사용자가 뉴스를 나중에 읽을 수 있도록 페이스북 내부에 고유 링크를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능은 인기 응용프로그램인 포켓(Pocket)이나 인스타페이퍼(Instapaper)와 비슷한 것입니다.
테크블로그인 MyTechSkool은 이 기능이 뉴스피드의 정보를 소형 버튼으로 제공할 것이고, 버튼을 클릭하면 링크는 사용자 페이스북 내부에 저장되어 '저장(Saved)'이라는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이 낯설진 않습니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은 '스풀(Spool)'이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스풀의 기능인 나중에 읽기를 모바일 앱에 추가했습니다. 이 기능은 모바일에서만 작동했지만, 원리는 비슷한 것으로 친구들의 뉴스를 저장하고 나중에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뉴스 중 중요한 것만 저장해서 나중에 여유롭게 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서 다시 나중에 읽기 기능을 페이스북이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All Things D는 페이스북에 답변을 요청했고,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이 시점에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기능 자체는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모바일에 적용되었던 나중에 읽기 기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 중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내놓았던 기능을 집어넣고, 다시 준비 중인 걸까요? All Things D는 올해 초 페이스북의 CEO인 마크 주크버그가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개인화 된 신문을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단서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와 나이트재단의 공동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3분의 2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 절반이 페이스북으로 새로운 뉴스를 얻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는 미국인의 30%가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접하고 있다는 것으로, 사용자 중 78%가 뉴스 소비 목적 외 다른 목적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는 결과를 봤을 때 실상 다른 목적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뉴스를 습득하고 있는 것입니다.
RSS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부분, 주크버그의 발언, 그리고 퓨리서치센터와 나이트재단의 조사 결과를 겹쳐보았을 때 페이스북이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윤곽은 드러납니다. 그리고 현재 뉴스피드를 가지고, 새롭게 뉴스를 전달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인가 하는 실마리가 바로 나중에 읽기 기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으로 뉴스를 많이 소비하고 있긴 하지만, 빠르게 지나갑니다. 일종의 스크랩 따위는 일어나지 않고, 책갈피에 저장해두거나 따로 스크랩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죠. 페이스북으로 한 번 유입했지만, 그 뒤는 없습니다. 뉴스는 뉴스피드에서 계속 밑으로 내려갈 테고, 추억거리로 꺼낼 때나 다시 볼 수 있겠죠. 페이스북으로 뉴스에 재유입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금방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나중에 읽기는 페이스북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뉴스 소비를 체계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기능입니다. 작년에 적용되었던 나중에 읽기 기능은 친구들의 소식을 저장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장은 의미 없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내놓은 것은 검색입니다. '그래프 검색(Graph Search)'말입니다. 저장해둔 것을 꺼내어 읽는 것보다 기억에 둔 것을 검색해보는 편이 훨씬 접근성에서 효율적이죠. 소식을 죄다 저장한다면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나중에 읽기는 접어둔 것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의 소식뿐 아니라 포괄적인 뉴스들을 검색하는 데 나중에 읽기를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나중에 읽기가 페이스북으로 습득하는 뉴스에 끼칠 영향을 추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RSS와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 더 쉽죠.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RSS 주소를 추가하는 것으로 뉴스피드에서 원하는 새로운 정보를 페이지나 그룹을 거치지 않고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 뉴스든 블로그든 BBS든 뭐든 말입니다. 그럼 그 뉴스들은 뉴스피드를 타고 굉장히 빠르게 내려올 것입니다. 쏟아지는 정보는 친구들 소식보다 더 빠르죠. 물론 친구들 소식과 구분을 지어 볼 수 있는 옵션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이 뉴스를 모두 전달될 때마다 읽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럼 관심이 있는 뉴스는 저장해두고, 꺼내볼 수 있어야겠죠. 그러나 이 부분을 검색만으로 처리하기에는 매우 광범위합니다. 더군다나 그래프 검색은 다른 부분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이 모바일에서 뗴버린 나중에 읽기입니다.
나중에 읽기는 6월에 등장했던 페이스북 리더(Reader)의 윤곽의 중요한 단서입니다. 새로 테스트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게 하죠. 더는 나중에 읽기가 친구 소식에 큰 도움이 될만한 기능은 아니니까요.
페이스북 리더
물론 페이스북 대변인의 말처럼 테스트만 하고 있을 뿐이지 실상 이것을 내놓겠다, 접겠다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뉴스 부분에서 파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과 단순히 RSS로 그치지 않고, 체계 잡힌 리더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6월 이후 잠잠했던 페이스북 리더에 대한 큰 수확이며, 실제 서비스가 나올 때 페이스북의 새로운 수익 부문으로 가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용자가 RSS를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페이스북이 직접 미디어의 뉴스를 따로 제공할 수 있고, 여기에 플립보드처럼 광고를 추가하는 것으로 미디어 매체와 수익을 나눌 수 있습니다. 저장이라는 자체가 페이스북에서 재유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함하는 것이며, 이는 미디어 매체로서도 매력적이죠.
페이스북이 리더 부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기존의 프로필 서비스 이미지를 벗어난 플랫폼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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