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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스토어에서 시작한 아이비콘, 앞으로 기대되는 이유

 필자는 지난 10월, 2차례에 걸쳐 '아이비콘(iBeacon)'에 대해 얘기했습니다.(애플, 아이비콘의 미래 (1) - 아이비콘이 무엇인가? / 애플, 아이비콘의 미래 (2) - 아이비콘과 NFC의 경쟁) 아이비콘은 차세대 근거리 전송 기술로서 NFC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애플의 핵심 사업입니다. 그리고 아이비콘의 활용에 대한 얘기가 수개월째 계속되고는 있는 와중에 애플이 아이비콘의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애플스토어에서 시작한 아이비콘, 앞으로 기대되는 이유


 매장, 박물관, 도서관이나 카페, 공항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 아이비콘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이비콘을 적용해야 할 것인지 미지수였습니다. 실제 넓은 범위로 적용한 업체도 없었을뿐더러 애플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것 외 소비자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은 기다리는 쪽의 기술이었죠. 애플은 그런 아이비콘을 애플스토어에 적용했습니다.
 



애플스토어


 
 애플은 미국 내 254개의 애플스토어에 아이비콘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애플스토어에 방문한 고객은 제품 정보와 프로모션, 특가 제품 등의 정보를 iOS7 기기를 통해 알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비콘을 이용하기 위해선 iOS7이 설치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아이비콘이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므로 블루투스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애플이 사용자 정보를 취득하는 것을 허용해야 하며, 이것으로 사용자는 맞춤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장 미국 점포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인 상용화라기보다는 실험적인 단계로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다른 매장 등에 아이비콘을 적용하기 전 애플스토어에 적용하여 반응을 파악하기 쉽고, 조정하는 것도 수월한 것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아이비콘을 적용했는데, 아이비콘으로 확실한 경험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활용 등이 가능할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ISI의 분석가인 브라이언 마샬(Brian Marshall)은 아이비콘을 체험하기 위해 맨해튼의 애플스토어를 방문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다소 부정적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불만을 가진 부분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여러 개의 동일한 알림이 통지된다는 것과 아이비콘 사용 자격 업그레이드를 확인하는 알림이 계속 나타난 점과 범위가 불완전해서 제대로 알림 받지 못한 점, 특가 상품과 프로모션 제공을 기대했지만, 그런 알림이 없었던 점 등을 꼽았습니다.
 
 맥루머스(MacRumors)는 브라이언 마샬의 비판을 두고, 애플이 아이비콘을 미래에 구현하고 확장하기 위한 개선을 하고 있지만, 일부 사용자는 아이비콘의 첫 경험에 대해 실망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비콘이 완벽하지 않으며, 현재 상태가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아이비콘이 기대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애플은 아이비콘으로 애플스토어에 상당히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것은 NFC와는 전혀 다른 시도이며, 전송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어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지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를 들어 구형 아이폰 사용자가 신형 아이폰 앞에 서면 제품 정보는 물론, 남은 약정 기간도 알려줍니다. 교체 시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구매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남은 약정 기간을 알려주는 것이 크게 의미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정보를 개인에 최적화하여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높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실 애플스토어에는 여러 소매점처럼 많은 제품이 진열되어 있지 않습니다. 애플이 판매하는 제품만 하더라도 몇 종류가 되지 않는데다 주변기기를 포함해도 베스트바이와 비교해서 정말 적은 수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죠. 더군다나 애플 제품 구매자들 대부분이 새로운 사용자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었을 때 아이비콘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비콘을 통해 개인화된 상품 정보를 베스트바이나 월마트 등에서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국내로 치면 이마트나 전자랜드 등에서 개인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특정한 것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스타벅스 매장에 가더라도 매장에 들어서면 이전에 마셨던 음료를 알려주거나 빵집이라면 자주 먹는 빵이 구워져 나올 시간을 알려줄 수도 있겠죠.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자에 동의를 요구해야 하고, 알림의 범위도 한정해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것들이 아이비콘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당장 브라이언 마샬의 비판처럼 애플스토어에서 아이비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적지만, 메이저리그 측에서도 내년에 아이비콘을 구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좌석마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념상품 추첨 등 다양하게 응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비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에 국한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이비콘



 그러나 이런 아이비콘의 활용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보안 문제를 빼놓고 갈 순 없습니다. 아이비콘을 블루투스 기반이며, 실제 블루투스를 해킹한 사례는 상당히 많습니다. 매장의 아이비콘 장치를 해킹하거나 잘 못된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의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죠. 아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이비콘 사용 자격에 대한 알림을 계속 전달하는 것이겠지만, 실제 사용자가 불만을 느낄 정도라면 조정이 필요할 겁니다. 메이저리그를 생각한다면 야구를 관람하는 내내 사용 자격을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렇다고 보안 문제를 쉬쉬해서도 안 되고 말입니다.
 
 첫 삽을 깔끔하게 애플스토어로 퍼냈다는 점은 애플이 가진 장점을 아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아이비콘을 상용화할 것을 예고했으며, 여러 매장의 결제 부분으로 확대되었을 때 NFC와의 경쟁이 어떤 식의 구도를 잡게 될 지 매우 기대됩니다.
 
 애플이 NFC를 탑재하지 않고, 오랫동안 준비한 아이비콘이 현재의 기대감을 잘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입니다.